삼성전자·포스코 참여, 한전 불참, 현대차 눈치
비대상 LG·웅진코웨이는 자발적 참여 검토

[이투뉴스] 삼성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현대자동차가 올해 첫 물정보공개프로젝트(Water Disclosure Project) 대상기업으로 선정된 가운데 기업들마다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정보공개프로젝트는 물 부족과 관련해 상장사들에 직면한 위험과 기회, 물사용량 등 물회계, 물관리 개선 계획 등을 공개토록 하는 프로젝트로, 영국에 본부를 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가 지난달 302개 글로벌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처음 시행했다.

알리안츠그룹과 HSBC, ING, 슈로더, 미쓰비시 UFJ, 캘리포니아주 교직원 퇴직연금(CalSTRS) 등 전세계 137개 금융투자기관이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 금융기관으로는 국민은행과 NH-CA자산운용이 이달초 처음으로 WDP 서명기관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CDP는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즈(FT)가 발표한 글로벌 500 상장기업 가운데 화학, 일반생활소비재, 식음료, 광업, 제약, 전력, 반도체, 제조 등 물 사용이 많은 산업에 속한 전세계 302개 기업에 물정보공개 요청서를 발송했다. WDP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오는 7월 31일까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CDP와 마찬가지로 WDP 또한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전적으로 기업의 판단에 의해 참여 여부가 결정된다.

우선 삼성전자나 포스코는 WDP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참여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너무 세부적인 답변을 요해 애로사항이 있지만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 리스트에 '답변하지 않음'이라고 표시되는 부분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내부적 물관리체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후변화 시대에 물정보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달말까지 제출해야하는 탄소정보공개가 더 시급해서 이 프로젝트가 끝난 뒤 조만간 물정보공개 여부에 대해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도 현재 WDP 참여에 대한 타당성 검토중이며 물정보공개 요청서 작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지수전문회사인 미국 다우존스 사와 지속가능경영 평가사인 스위스의 샘(SAM)사가 공동 발표한 다우존스 한국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코리아)에서 포스코는 71.1점을 받아 세계 철강기업 평균점수(68.9점)을 웃돌았다.

또 세계철강협회 산하 자동차 산업 분과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16개 글로벌 철강업계가 속한 WAS(World Auto Steel)의 물관리단체(Water Management Association)에 참여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의 환경부문과 WMA에 참여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물 관련 정보는 상당히 축적돼 있다"며 "WDP에 참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지속가능보고서에 물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만 WDP 참여에 대해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지만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WDP는 물 관리에 대한 정책, 전략, 경영전략 등 까다로운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물정보 공개에 대해 회사 입장에서는 긴급성이 떨어지는 어젠다이기 때문에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이기 때문에 탄소정보는 밀접하지만 물에 관해서는 산업 연관성이 높은 산업이 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냐"고 반문하며 "굳이 답변을 안 할 필요는 없지만 질문 답변에 대한 정보의 질을 어디 수준으로 할지에 대하서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전력의 경우 WDP 불참 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한전과 발전 6사를 포함하고 있어 각 발전소의 물 사용량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나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러한 한전의 결정에 대해 다른 기업 관계자는 "아마 한전은 독과점 체제이기 때문에 굳이 참여하지 않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반면 WDP 대상기업으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LG와 웅진코웨이가 자발적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CDP한국위원회의 탄소정보 공개평가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한 LG는 WDP 대상기업은 아니지만 이에 높은 관심을 갖고 최근 CDP위원회에 요구해 정보공개 계정을 받았다.

CDP한국위원회 관계자는 "LG가 CDP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한 부분도 있고 정수기사업도 하고 있어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며 "계정을 받긴 했지만 내부적으로 확정은 아직 못한 상태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웅진코웨이 역시 최근 CDP한국위원회에 WDP와 관련해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내 기업 가운데 비상장기업으로 WDP 대상 기업은 아니지만 물 사용이 많은 기업은 물정보 공개에 참여해야 한다는  기업으로 꼽히는 곳도 있다. CDP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수자원공사나 지역난방공사 등 물 사용량이 많은 비상장기업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WDP의 질문서는 CDP의 질문 형태를 원용하고 있으며 결과보고서는 올해 4분기에 발간, 기업 물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김선애 기자 moosim@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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