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시대-Green Job이 뜬다] ④-윤정은 남부발전 풍력자원 분석가

▲ 풍력자원 분석가 윤정은 남부발전 풍력전문개발팀 대리

[이투뉴스] "원래 꼼꼼한 성격은 아니예요. 그런데 유독 풍력 데이터를 보거나 지도상 오류를 체크할 때만 꼼꼼해져요. 저도 제가 신기하더라구요."

풍력자원 분석가 윤정은 남부발전 풍력전문개발팀 대리(32세)는 오늘도 풍력발전단지 후보지의 풍자원 데이터 분석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윤 대리는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WAsP(Wind Atlas Analysis and Application Program; 풍력발전단지 설계 프로그램)자격증을 취득했다. 아직 국내에서 그가 유일하다.

전세계 24개국에서 132명만이 보유하고 있는 WAsP자격증은 리소 덴마크 풍력발전연구소가 20년간 설계·운영해 오고 있다.

WAsP은 풍력발전단지 후보지의 풍속과 풍향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자원화할 수 있는 바람의 양을 도출하고, 풍력발전량 예측을 통해 풍력발전단지를 설계하는 프로그램이다.

리소는 풍력자원 분석 및 발전단지 설계에 대한 원천기술을 소유하고 WAsP운용능력을 인증해 주고 있다.

시험은 연구소가 있는 덴마크 로스킬드에서 실시되며 약 3시간의 풍력단지 프로그램 설계와 1시간 반의 프리젠테이션을 거치는 등 심사과정이 엄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여느때보다 많이 들어오는 데이터 분석요청으로 하루 24시간이 모자르다. 2012년부터 시행되는 RPS때문이다. 한 후보지 풍자원 분석에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 남짓.

그러나 힘든 기색 하나 없이 "하루하루가 바쁘지만 내가 변환한 지도의 결과물이 현실이 됐을 때 가장 기쁘다"며 웃어 보였다.

충남대 환경공학과를 다니던 대학시절, 우연히 독일 풍력발전단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돈 있는 사람들이 지구를 살리기 위해 화석연료보다 비싼 풍력발전기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리고 '단순한 밥벌이가 아닌 지구를 살리는 밥벌이를 하겠다'고 마음 먹게 된다. 대학졸업 후 2002년에 입사한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며 WAsP을 공부하게 된 이유다.

이후 2006년 입사한 남부발전에서 교육비와 시험 응시료 등을 지원받고 WAsP을 취득하게 됐다.

WAsP을 취득하고 난 후의 일화 하나를 전했다. "최근 다른 사람이 WAsP없이 분석한 지도를 봤더니 등고선이 실측보다 40m나 낮게 기록된 것을 봤어요. WAsP의 필요성을 실감했죠."

윤 대리는 "WAsP은 돌리는 사람에 따라 분석이 달라진다"며 "검증되지 않은 실력으로 분석하게 되면 그 값이 보증되지 않기 때문에 풍력발전 전체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분석한 당사자도 오류를 발견하지 못할 뿐더러 해당 분석자료로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 역시 잘못된 자료를 토대로 일을 진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WAsP을 취득하고 꼼꼼하게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엄청난 과학의 한 분야이고 세밀한 기술을 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요즘 풍력업계 동료들이 많아지는 것을 보면 국내 풍력산업의 앞날은 희망적"이라며 "훗날 우리가 세계 1위 풍력업체 베스타스를 이기는 날, 나도 그 안에 속해 박수를 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전빛이라 기자 jb1021@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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