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먹는 물, 주워먹는 물, 털어먹는 물
받아먹는 물, 주워먹는 물, 털어먹는 물
  • 한무영 서울대 교수
  • 승인 2010.06.21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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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교수의 '빗물 칼럼' (21)

[이투뉴스 칼럼/ 한무영] 개구쟁이 아이들이 과자 때문에 싸우는 풍경을 보자. 모든 아이에게 골고루 충분하게 과자를 주는데 대부분 두 손만 사용하여 받기 때문에 나머지 과자는 모두 다 땅에 떨어져 더럽게 된다.

그런 다음에 아이들은 과자가 부족하다고 불만이다. 어떤 힘센 아이는 다른 아이가 먹으려고 하는 과자를 빼앗아 먹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남이 먹다가 뱉은 과자를 씻어서 먹으려고 한다. 어떤 아이는 땅에 떨어져 흙이 묻은 과자를 털어서 먹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저 멀리 떨어진 과자를 힘들게 주워서 가지고 와서 먹고 있다.

이것을 해결하려고 과자를 더 많이 주더라도 아이들이 손으로 받는 양이 작기 때문에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모든 아이에게 바구니를 하나씩 나눠줘 과자를 바구니에 담아두면 모두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이와 비슷한 풍경은 우리나라의 물관리에서도 볼 수 있다. 국토해양부 통계에 따르면 1년에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빗물의 양은 1290억톤이다. 그 중 강이나 호수에서 퍼서 사용하는 양은 24%에 불과하다. 깨끗한 빗물이 지표면을 따라 하천의 하류로 내려가면서 더욱더 많은 오염물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정수처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도시에 공급할 때에는 물을 먼 거리를 송수하는데 엄청난 에너지가 든다(광역상수도). 어떤 경우에는 하천을 댐으로 막아서 자연환경과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고, 홍수나 가뭄 시 물관리를 잘못하면 상·하류 사람들 간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천에 알지도 못하는 오염물질이 있을까 두려워 고도의 처리방법(고도 정수처리)을 사용한다. 지하수를 집어넣는 양보다 더 많이 빼서 사용해 지하수위 저하로 인해 하천의 건천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우리 후손들이 사용할 물을 마구 퍼서 쓰는 셈이다(세대 간 갈등). 심지어는 한번 사용한 물을 다시 처리해서 마시라고 하거나 그것으로 농사를 짓기도 한다(중수도).

정부에서 물 부족 국가라고 인용하는 근거는 전체 내린 빗물의 양을 인구수로 나눈 공식이다. 따라서 위에 제시한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도 물부족은 해결이 안 된다. 이때 가장 좋은 해결책은 빗물을 받을 수 있는 주머니를 이용해 떨어진 자리에서 모아서 사용하는 것이다. 건물이나 도시 단위에 물 자급률 개념을 도입해 하늘이 주신 선물인 빗물의 사용률을 건물이나 도시를 계획할 때 지표로 삼는 것이다.

예들 들면 서울대 기숙사에서는 빗물이용시설을 설치해 2000㎡의 지붕면에서 받은 빗물을 1년에 1600톤 가량 사용했다. 1년 강수량이 1300mm이므로 2600톤의 하늘이 주신 선물 가운데 60% 정도를 사용한 것이다. 반면 빗물을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대부분의 건물의 빗물이용률은 0%다.

수원시의 경우 1년에 1억6000만톤의 빗물이 떨어지는데 비해 광역상수도로 9000만톤을 돈을 주고 사오는 것에 착안해 수원시 자체의 조례를 만들었다. 새로 짓는 건물이나 도시계획에 이러한 빗물 사용률을 지표로 삼고 관리해 물자급률을 높여 경제성과 물 공급의 안전성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와 같이 빗물관리에 대한 생각만 바꾸면 짧은 시간 안에 큰돈을 안 들이고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으며 행복하게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것은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눠주면서 싸움을 말려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다 알고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상식적인 방법이다.

빗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을 바로 잡고 기존 물 관리 시스템을 빗물이용으로 보완할 때 저탄소 정책을 이룰 수 있으며,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경제적이고 안전한 물관리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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