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 칼럼] 올해는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이며 부산에서는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정부 간 패널, inter-governmental panel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IPBES)'라는 국제기구를 만들기 위한 회의가 세계 97개국 대표 등 400여명의 인사가 모여 진행됐다.

현재 세계적 화두가 되어 있는 기후변화는 날씨의 변화를 통해 우리가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데 반해 생태계의 변화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 조금씩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열대 우림이 야금야금 줄어들고 있고 캐시미어를 조달하는 양 사육으로 몽골의 초원이 고갈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집약 농법으로 인해 초지와 삼림이 없어져 생수 공급업체인 Vattel사는 지하수 부족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생태계의 위기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흔히 “공유자원의 비극”을 이야기한다. 공유자원이란 누구나 소비할 수 있지만 누군가 먼저 소비하면 다른 사람의 소비 기회가 줄어드는 재화로서 누구나 먼저 소비하려는 유혹을 피하지 못해 결국 과다한 소비로 결국 그 가치를 상실하게 되는 현상을 공유자원의 비극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의 하나는 공유자원의 가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 값을 제대로 평가하고 소비에 대한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면 그에 대한 남용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최근 UN 환경계획(UNEP)은 생태계 보전의 편익을 계산하는 1000여개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12,000ha의 해변에 망그로브 나무를 기르는 비용은 110만 달러인데 이로 인해 매년 해안 제방의 유지 보수에 필요한 370만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생태계 보존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돈으로 환산해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번 부산 회의는 바로 이러한 생물다양성 시장의 틀을 만들기 위한 국제 기구를 만들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 협약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와 같은 역할을 할 조직을 생물다양성 협약에서도 만들어 앞으로 만들어질 생물다양성시장의 그림을 그려가자는 취지다.

생물다양성시장이 현실로 등장하려면 거래 상품의 내용이 확정되고 그에 대한 재산권과 가격이 설정되어야 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이번에 만들어지는 국제기구가 중심이 되어 앞으로의 논의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과 프랑스는 이미 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해 오고 있다고 한다.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생태계 파괴를 막고 생물종을 보존하자는 국제적 노력이 성공하려면 아직도 논의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러나 새로이 형성되는 생물다양성 시장은 우리에게 도전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삼천리 금수강산을 자랑하는 우리는 훌륭한 자연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기에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하여 주도력을 발휘한다면 생물다양성시장에서 국가 발전의 계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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