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최근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분야로 농업을 꼽으면서 국내 농업이 활기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뒤에서 조용히 한숨짓는 이들이 있다.

직접 땅을 일궈 작물을 생산해내는 농민들이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대기업이 농업에 뛰어들었다가 이윤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떠나게 되면 모든 피해는 농민들이 떠안게 된다.

실제 대기업이 농업에서는 수익성을 노리기 어렵다. 20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농산물이 수입되면서 좁아진 국내농수산물 시장에 대기업이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진입하게 되면 과일과 채소 등이 과잉생산되고, 이 현상은 바로 가격 폭락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에서다.

이러한 이유로 대기업들은 농수산물의 생산보다 유통과정을 통해 이윤을 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도 농협의 부적절한 경제사업으로 대규모 할인점들이 농민을 억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까지 유통에 끼어들게 되면 일반 농가의 축소와 더불어 전체 농업이 축소된다.

농기계 업체 한 관계자는 "우리가 '농민의 친구'라고 익히 알고있는 농협 역시 실제 농가에서는 '고리대금업자'로 불린다"며 "정직하게 대출금을 상환하는 농민을 상대로 지역농협들은 일반대출 금리를 시중 은행보다도 더 높게 받는다"고 말할 정도다.

정부는 지난해 최소 100ha의 농지를 대기업에 30년 장기임대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농민들은 "이러한 제도가 농민들을 하청농업노동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와 동시에 정부는 2012년까지 농수산물 수출을 10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나 현재 국내 식량자급도 25%, 농수산물 수입 200억달러, 세계 식량위기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실현가능성의 의문이 들고 있다.

대기업이 대량생산 체재를 갖추고 들어오면 값비싼 지열시스템과 식물공장 등 첨단 기술들의 단가가 떨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뿐이다.

롯데, SPC 등 식품업체뿐 아니라 LG전자, 삼성전자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이 농업진출을 선언한 상황에서 우리 농민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전빛이라 기자 jb1021@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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