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의원 별도 법안 통과…탐사 허용하는 타협안 제출될 듯

지난 8월29일 석유공사와 삼성물산은 호주 산토스사와 미국 멕시코만의 4개 광구에서 가스전 탐사를 위한 지분참여계약을 체결했다. 이 사업은 멕시코만 텍사스주 연안 수심 30마일(약 6km) 미만의 천해지역에서 심부 저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탐사사업으로 북미지역 유전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이다. 이승우 산업자원부 유전개발팀장은 "향후 세계 유전개발 시장의 메카인 미국 남부지역에서의 우리나라 유전개발부분 투자를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북미지역 유전개발사업에 대한 참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는 최근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해상유전 개발 확대를 위한 법안을 논의 중에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는 미 하원이 지난 6월 대서양과 태평양연안 지역에서의 석유시추를 전면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반면 상원은 지난 8월 미국 멕시코만 동쪽 지역인 플로리다 서해안의 석유시추 허용 법안을 가결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해상 석유생산은 걸프만 중서부, 알레스카 및 캘리포니아로 한정돼 있으며 미국전체 생산량 중 원유는 27%, 천연가스는 20%를 담당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일반 국민들은 높은 휘발유 가격 등 고유가를 이유로 대규모 석유개발 허용을 찬성하는 분위기"라며 "정부와 시민단체가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그 가능성을 점쳤다.


◆미 하원의 '심해 에너지자원법'=미 하원을 통과한 '심해 에너지자원법(The Deep Water Energy Resources Act)'은 미국 연안으로부터 100마일 이상 떨어진 해양에서의 석유시추를 허용하고 있다. 특히 이 법안으로 탐사 허용이 가능한 지역은 태평양 및 대서양 연안의 3억5600만 에어커(약 1억4407만 헥타아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은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해안오염사건 이후 1981년 캘리포니아 일부 및 멕시코만 중서부 구역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석유개발을 금지해 온 만큼 하원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지난 25년간 환경보호 때문에 금지됐던 미국연안 지역석유개발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 해양유전은 지난 25년간 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매장량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며 "미국 연방정부는 과거 자료를 기초로 하원 법안이 적용되는 지역에 150억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석유업계에서는 심해유전 개발 및 3D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이들 지역 석유개발에 관한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미 상원의 '멕시코만 에너지안보법'= 미 상원이 별도 가결한 '멕시코만 에너지 안보법(The Gulf of Mexico Energy Security Act)'은 멕시코만의 석유탐사 허용 지역을 현재 생산지역 동부로 확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플로리다 연안으로부터 125마일(약 200km) 이내의 지역에 대해서는 석유시추를 2022년까지 금지하는 반면 외부 지역의 석유시추를 허용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상원법안이 최종 채택될 경우 플로리다해상의 '181광구'에 대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 광구는 약 12억배럴의 원유와 약 1699억2400만㎥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돼 석유기업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상하 양원법안에 대해 미국 정부 및 민간은 상이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 정부가 상원안이 현실적인 것으로 지지하면서도 해양 유전에서 징수해 오던 로열티 일부가 주정부로 배정되는 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해양 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양원법안을 모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상하 양원의원들은 상원법안의 탐사 허용지역이 지나치게 협소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하고, "고유가 상황을 반영해 상원이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만 동부 지역뿐만 아니라 이외 지역에 탐사를 어용하는 타협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해안오염사건은
1969년 원유시추로 인한 해당지역 암반이 균열되면서 원유가 누출된 사건. 11일 동안 120평방마일의 해역이 원유로 뒤덮혀 어류·해조류 등 해양생물자원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