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시대-Green Job이 뜬다] ⑨-해양생명과학자 강성균(한국해양연구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학박사)

▲ 강성균 한국해양연구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투뉴스] 햇빛이 들지 않는 바다 깊은 곳, 마그마로 인해 뜨거워진 물이 분출되는 열수구에도 생물이 산다. 햇빛 대신 열수구에서 나오는 황화수소 등을 산화시키며 화학합성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는 고(古)세균이 그 주인공이다.

 1976년 미국 심해탐사선에 의해 발견된 고세균은 광합성 미생물에 비해 수소생산 수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2002년 한국해양연구원이 고세균 가운데 수소화효소군을 다량 함유한 고세균 써모코커스 온누리누스 N1을 발견, 강성균 해양생명과학자(한국해양연구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 책임연구원)를 중심으로 이를 상용화 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수소화효소균은 바이오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필수 효소로, 수소분자의 출입을 수반하는 산화환원반응을 촉매하는 효소의 총칭이다. 보통 수개에서 십수개의 소단위유전자로 구성돼 있다.

2004년 해양·극한생물 분자유전체연구단으로 한국해양연구원에 들어온 강 박사는 해양연구원 온누리호의 대양 탐사를 통해 국내 최초로 분리된 초고온 고세균 유전체를 해독하던 중 지난해부터 국토해양부의 지원으로 고세균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강 박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기성 폐자원과 산업용 부생가스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는 연간 80만톤에 달한다.

특히 수소는 에너지원으로 활용되는 경우 외에도 산업용 촉매나 정유과정중 탈황에 필요하기 때문에 그 수요가 많다.

▲ 고세균 na1.
"기존의 수소는 청정에너지라 불렸지만 실제 수소 생산 원료는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청정이라 불릴 수 없어요. 하지만 고세균은 일산화탄소 등을 먹으면서 수소를 발생시키죠. 이처럼 신재생 자원을 이용하는 수소 생산 방식이 개발돼야 해요."

생명공학자인 강 박사가 '초고온성 고세균을 이용한 바이오수소 생산 기술 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유다.

이 연구에는 모두 6명의 박사와 27명의 연구원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진은 연구를 시작한 지난해 실제 5리터 규모의 고세균을 이용한 바이오수소생산 시설을 만들었다.

그러나 일산화탄소를 기질로 하는 초고온 고세균을 연구하는 탓에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강 박사는 "순수 일산화탄소를 다루다보니 실험 자체를 방독면을 쓰고 진행해야 하는 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며 웃어 보였다.

무엇보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국내에 초고온 고세균에 대한 전문가가 없어 특히 어려움이 컸다고 한다.

현재 이들은 이러한 난관을 이겨내고 내년까지 100리터 규모의 수소생산시설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2015년까지 10톤의 생산시설을 만들어 시범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2018년까지 해마다 지속적으로 1만톤 가량의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강 박사는 "1500m 심해의 열수구에 사는 고세균을 키우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고세균은 80℃에서 자라기 때문에 오염 되지 않은 원천생물이라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세균을 이용할 경우 수소제조 단가는 수소 1kg당 0.8~2.0달러로 예측돼 다른 수소 생산 방법보다 제조 단가가 저렴해져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강 박사는 "과학의 완성도로 볼 때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것과 흡사하다. 그만큼 이같은 연구는 높은 과학적 수준을 요구한다"며 "연구를 위한 연구보다 기초원천기술로 실용화 하는 것이 연구의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전빛이라 기자 jb1021@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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