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 노래에서 배우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교훈
제헌절 노래에서 배우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교훈
  • 한무영 서울대 교수
  • 승인 2010.07.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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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영 교수의 '빗물 칼럼' (25)
[이투뉴스 칼럼/ 한무영] 7월 17일은 제헌절이다. 독립 국가를 세운 우리나라의 모든 법의 기초가 되는 헌법을 제정한 날이다. 우리의 헌법은 여러 현명한 어르신들의 머리를 모아 우리 민족이 지속적으로 문화민족의 꿈을 이루면서 수억만 년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담아서 만들었다. 그러한 꿈과 비전을 일반 시민에게 알려주기 위하여 제헌절 노래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 뜻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되새겨 보자.

정인보 작사, 박태준 작곡의 제헌절 노래 첫 소절은 "비, 구름, 바람 거느리고 인간을 도우셨다"는 구절로 시작된다. 단군왕검이 우사(雨師), 운사(雲師), 풍백 (風伯) 세 신을 모시고 나라를 세웠다는 우리의 건국 역사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옛날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에너지와 환경은 가장 중요했다. 기계나 동력이 없이도 환경을 지키며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변화무쌍한 기후에 적응하면서 살아가기 위한 많은 기술과 노하우를 개발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홍수와 가뭄, 여름과 겨울로 나타나는 강수량과 온도의 분산치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은 나라에서 그 필요가 절실했을 것이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우사(雨師)는 빗물을 관장한다. 기우제나 기청제를 주관하는 사람은 나라의 임금이나 지역의 최고 우두머리다. 빗물을 얼마나 소중하게 다루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세종대왕이 손수 측우기를 발명하고, 그것을 전국에서 관리하고 강우량을 기록하도록 명을 내렸다. 전국에 걸쳐 인공 저수지를 만들어 분산형 빗물관리를 하도록 했다.

태양광이나 태양열을 이용하는 에너지의 신은 운사(雲師)다. 태양의 에너지를 조절하는 것은 구름이기 때문이다. 폭염 때에는 태양을 피하고, 겨울에는 태양을 받을 수 있도록 건축물을 지을 때 남향으로 집을 내고, 처마를 길게 만드는 등 누구든지 자연적인 저탄소 생활을 실천하도록 하였다. 겨울에 얼음을 보관하여 에너지를 하나도 들이지 않고도 여름에 빙수를 즐길 줄 알았다.

풍백(風伯)의 역할은 바람을 잘 조절해서 미세기후를 잘 이용하는 것이다. 앞마당과 뒷동산의 온도차를 이용하여 항상 툇마루를 통해 시원한 바람이 통하게 하는 방법을 이용하고, 정원에 연못을 조성하여 바람에 의한 증발열을 조절했다.

이러한 옛날의 방법들의 특징은 모두 다 외부의 동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자연과 순응하면서 누구든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지속이 검증된 방법이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대단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서구에서 들어온 방법들은 대부분 에너지가 들거나 비싼 자재를 사용하거나 수명이 한정적인 사용하기 어려운 지속가능하지 못한 방법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빗물펌프장,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모두 다 비싸고 언젠가는 망가져서 후손들에게 부담만 주는 거추장스러운 시설이 될 우려가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에 녹아 있는 비용이 덜 드는 지속 검증된 생활습관은 점점 사장되는 반면에 비용이 들어가는 지속가능성이 의심이 되는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고 있는 느낌이다. 주(主와) 종(從)이 바뀐 것이다.

제헌절 노래의 교훈을 되살려보자. 넷째 소절은 "옛길에 새 걸음으로 발맞추리라"이다. 우사, 운사, 풍백을 모시고 기후변화에 현명하게 대처해 온 우리 고유의 전통과 철학을 바탕으로 첨단소재와 IT 기반의 기술을 도입,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방안을 찾아내고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것이다.

우리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정부 정책에 일침을 놓는 교훈으로 깊이 새겨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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