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곤충산업육성법 시행…투자지원 활발
화분매개·천적·환경정화 등 활용분야 무궁무진

▲ 토마토 꽃의 수정을 돕고 있는 화분매개 곤충 뒤영벌. <사진=㈜세실에이스>
[이투뉴스] '웽웽~' 노란 토마토 꽃 사이를 분주히 오가는 이 곤충의 이름은 뒤영벌이다. 뒤영벌은 지금 토마토 꽃에서 수술의 화분을 암술에 옮기고 있다. 토마토 꽃은 조만간 탐스러운 열매가 될 것이다.

이처럼 꽃의 수정을 돕는 곤충을 화분매개 곤충이라고 부른다. 10여년 전 뒤영벌이 국내 농가에 도입되면서부터 사람이 직접 붓을 들고 수술과 암술을 매개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는 흔히 지나쳤던 작은 곤충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곤충을 이용하는 다양한 기술은 시장을 형성했고, 하나의 산업이 됐다.

2010년 현재 세계 곤충산업 시장규모는 1조원 규모다. 앞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5일에야 비로소 곤충산업육성법이 시행됐고 곤충산업 관련 부서도 만들어졌다.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국가 정책적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투자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곤충산업이 뜨고 있다.   

▲ 진딧물을 공격하고 있는 콜레마니진디벌. <사진=㈜세실에이스>
◆농작물 생산 최대 20% 늘리는 효과

국내 곤충산업은 곤충이 학습·애완용으로 이용되면서부터 시작됐다. 학습·애완곤충은 가장 보편화된 곤충산업이다.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 등은 가까운 할인점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며 애완곤충 전문숍까지 생겼다. 이를 통해 곤충은 우리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곤충을 단순히 길러서 파는 개념을 떠나 체험학습 등 다양한 곤충산업이 생겨났다. 최근 각 지자체와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열리는 체험학습이 그 예다.

곤충은 특히 농업분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화분매개 곤충, 천적곤충, 환경정화곤충 등 활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화분매개용으로 이용되는 곤충은 뒤영벌, 꿀벌, 가위벌 등이다. 화분매개 곤충이 농업에 도입되기 전에는 사람 손으로 일일이 매개해야 했다. 꽃가루를 떨어뜨리는 진동기기나 화학약품을 사용하기도 했다.

박인균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박사는 "사람 손으로 매개할 경우 상당한 인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상품의 질도 일정치 않다"면서 "벌을 이용해 수분하면 골고루 매개돼 질 좋은 상품이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1995년 국내 곤충산업에 관한 연구개발이 처음 시작된 후 화분매개 곤충이 본격적으로 상품화 된 것은 2005년 무렵이다. 현재는 약 4개 업체가 화분매개 곤충을 상품화해 판매하고 있다.

▲ 콜레마니진디벌에 의해 껍데기만 남은 진딧물. <사진=㈜세실에이스>
국내 천적곤충산업은 이미 세계 천적곤충 1위 업체인 네덜란드 코퍼트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네덜란드는 1967년 곤충산업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나라다.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작물보호 장기계획'이라는 10년 마스터플랜을 세워 천적을 활용해 화학적 방제를 줄이기도 했다.

네덜란드는 이처럼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선택해 농업으로만 연 700억달러에 달하는 수출액을 달성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곤충은 24종류다. 하지만 이 가운데 9종류만 수입할 뿐 나머지는 국내에서 생산·보급하고 있다.

천적의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알과 유충, 성충상태의 해충을 잡아먹는 포식성 천적 ▶해충의 몸 속에 기생해 번식하는 기생성 천적 ▶해충을 병들어 죽게 하는 병원성 천적이 있다.

화학농약은 해충을 죽이는 것이 전부지만 천적곤충을 이용하면 예방적 방제와 지속적 방제가 가능해 농작물의 생산량을 10~20% 늘리는 효과도 있다.

박 박사는 "10여년 전에는 곤충을 농업에 활용할 생각도 안했었는데 천적곤충을 이용하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애등에 등은 환경정화곤충으로 이용된다. 동애등에는 가축분뇨 등 각종 유기성 폐자원을 먹고 성장하기 때문에 폐자원을 처리해주는 고마운 곤충이다.

동애등에의 번데기와 분비물 등은 고단백 사료와 유기질 퇴비로도 사용가능해 순환농업기술의 대표적인 곤충으로 자리잡고 있다.

박 박사는 "국가 지원이 없어서 곤충산업을 키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지금까지 생산·유통이 돼도 법이 없어 산업에 속하지 못했는데 최근 곤충산업육성법이라는 뿌리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곤충유통시장은 1000억원으로 추산되며 2015년에는 3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 세실에서 판매하는 천적곤충과 제품들. <사진=㈜세실에이스>
◆=우리나라 농업 곤충업계 선두주자 '세실'

국내시장 80%이상 점유, 이제는 세계로

국내 천적곤충 생산·보급업체 세실은 지난 6월 진딧물류의 생물학적 방제용으로 복숭아혹진디벌 1종의 신규 천적제품을 상업화 하면서 모두 31종의 천적을 상업화했다.

35종의 천적을 보유한 세계 1위 천적곤충생산 업체인 코퍼트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기록이다.

2007년 아시아권 최초로 자체 생산한 천적제품을 유럽시장에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지난달 16일에는 생물학적방제용 천적 11종을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세실의 국내 방제 산업 시장 점유율은 81%에 달한다.

유럽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2008년 약 18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지난해는 약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이들은 2008년 세실의 천적제품을 이용해 재배한 작물에만 부여하는 자체 인증제도 '세이프슈어' 인증서비스를 실시하고 지난해 농업법인 '세이프슈어' 자회사를 설립했다.

전빛이라 기자 jb1021@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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