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군 환경전문가, 녹색군대 기여 공로 환경대상 수상
최초로 폐전투화 해외수출, 육군 녹색성장 기본계획 완성
야전부대 지휘관 거쳐 참모생활, 환경분야서 석박사 취득

[이투뉴스] 지금은 녹색풍년 시대다. 저탄소 녹색성장이 국가비전 신성장동력이어선지, 녹색이 대세다. 기업도 녹색을 앞에 붙이면 녹색기업이고 금융도 녹색금융이다. 녹색성장분야에 근무하는 녹색직업도 다양하다. 바야흐로 군(軍)도 이제는 녹색군대다.

김도선 육군 중령(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 대외협력팀·학군25기)은 군(軍)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가다. 환경오염의 사각지대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군을 녹색군대로 변모시킨 장본인이다. 지난 1987년 장교로 임관한 이래 야전부대 초급 지휘자를 거친 후 복무기간 대부분을 녹색 환경분야에서 일했다.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유력 언론사가 주는 환경실천대상을 받았다. “남은 군 생활 동안에는 환경친화적인 군인 본연의 길을, 전역 후에는 친환경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습니다”라는 수상소감에서 보듯 환경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다.

1998년에는 갈대 등으로 조성한 인공습지를 이용한 ‘오수(汚水) 정화시설’을 설치해 약 3억8000만원의 예산을 절감했고, 2006년에는 골칫덩어리였던 폐(廢) 전투화 처리 시범사업 일환으로 연간 수백 톤 규모를 최초로 수출해 외화획득에도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밖에 생태계 보고인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생태 보전문화를 위한 ‘육군 종합추진계획’과 ‘육군 저탄소녹색성장 추진계획’의 실질적인 기틀을 마련했고, 군부대 벽면녹화사업과 빗물이용시설 설치 확대 등에도 기여했다.

24년째 푸른 제복을 입고 있는 김 중령에게 군인의 길은 숙명과도 같았다. 첩첩산중 오지 중의 오지라는 강원도 인제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가장 많이 만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군인이었다. 어린 나이에 벌써 푸른 제복의 매력에 듬뿍 빠져들어 군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강원사대부고, 강원대 환경과학과를 졸업하고 학군장교(ROTC)를 지원했다. 처음 배속받은 곳은 강원도 철원 백골부대 보병 소대장. “초급장교 시절부터 부대 내 환경오염실태에 대해 관심을 가졌습니다. 언젠가는 이 분야 전문가가 되어 녹색군대를 이끄는 유능한 장교의 길을 꿈꿨습니다.” 그의 환경분야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알 수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1998년에 모교(강원대)에서 석사학위 위탁교육을 받았다. 논문제목은 ‘군부대 오수정화 효율성 향상을 위한 인공습지 이용방안에 대한 연구’. 일본에서 유행한 생태공학적 호수 수질개선 공법을 우리 군 특성에 맞게 보완하여 최초로 접목시켰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인공습지를 이용한 최초의 오수정화시설이기도 하다. 올 2월에는 광운대에서 ‘군부대 소화기 사격장 부지의 토양오염 특성 및 확산방지에 대한 연구’ 로 환경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군도 그렇지만 사실 우리 군도 지난 70년대 이전까지는 토양오염에 대해 무관심했습니다. 유류오염 물질을 지하에 매몰하는 게 일반적이었죠. 주둔지 토양오염실태에 대한 인식이 전무한 편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안 될 겁니다.” 이전예정인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실태를 조사하고 정화하는 김 중령이 맡은 분야는 환경분야에서 쌓아온 내공을 마음껏 펼치는 학습장인 셈이다.

“환경분야를 개척하는 군인으로서 어깨가 무겁다”는 김 중령은 지금까지 걸어온 과정이 결코 쉽지 않은 길 이었음을 실토했다. 한마디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기에 묻고 깨우치는 과정이었다. 아울러 하고 싶은 게 많다. “야전실무를 경험했고 군의 환경과 정책을 알기에 이를 융합해 국가와 민족에 기여하는 길을 찾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으며(踏雪野中去) 갖는 당찬 포부를 엿볼 수 있다.

전방에서 대대장을 마치고 육본 환경장교의 길에 접어든 2009년,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군대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한 것이었다. 이산화탄소 배출양을 알아야 육군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는 것이 국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국가 국가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육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가 하는 것을 산출했고, 보다 체계적인 탄소배출원체계(인벤토리) 구축을 위해 환경부와 공동으로 사단급 탄소관리배출시스템을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런 김 중령은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업무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창의분야 참군인 대상을 받았다. 육군 전체에서 한해 5명에게만 수여하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 뿐만 아니라 금번 환경대상의 상금 1000만원과 지금까지 받았던 300만원의 상금도 전액 불우이웃 돕기를 위해 기부했다. "과하지 않고 서로 나눔을 실천하는 것도 환경보전을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가을이 오면 김 중령의 외아들도 조국의 부름을 받고 입대한다. 아들이 복무하는 곳은 아버지 김 중령이 지휘관 생활을 했던 강원도 최전방 부대다. 부전자전, 그들의 병영일기는 강원도가 주무대가 된 셈이다.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거침없다. “영예로운 군복을 입고 국가의 환경업무를 선도하는 녹색군대를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녹색군대 터를 닦아가는 그의 자부심과 비전이 곧 다가올 드높은 가을 하늘 만큼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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