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조치하려다 일단 유보…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볼 뻔

[이투뉴스] 구역전기사업자가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아파트에 전기공급이 끊길 뻔한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민들은 꼬박꼬박 요금을 납부해왔기에 황당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한전은 지난 24일 ㈜케너텍의 구역전기사업 지구인 서울 사당동 우성3단지, 신동아4·5단지, 극동아파트 등 3개 아파트 4개 단지 2650세대에 대해 25일 오후 12시부터 전기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전기와 열을 생산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케너텍이 경영악화로 아파트 주민으로부터 받은 전기요금을 두 달째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구역전기사업 약관에 의하면 사업자가 두 달 이상 전기요금을 체납할 경우 단전조치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전은 25일 다시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피해를 우려해 공급정지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위승용 한전 영업계획팀 차장은 "원칙대로는 단전을 해야 하지만 주민 민원으로 지경부가 중재에 나서고 있어 케너텍과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케너텍이 아닌 한전으로부터 전기를 공급받고 싶다며 민원을 계속 제기해왔지만 정부와 한전은 관련법을 근거로 난색을 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전기를 직접 공급하기 위해서는 케너텍에 전기를 공급하는 선로와 연결해야 하는데 입주민과 케너텍이 전기사용계약을 맺고 있어 전기사업법상 한전이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구역전기사업은 한전에서 전기를 수전하기보단 사업자가 발전기를 공급구역 내 전력과 열을 생산,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사업으로 2004년 도입됐다. 전국적으로 11개 사업자가 9만9000여세대를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케너텍은 2005년 사당지구에 열과 전기 공급을 시작한 이후부터 이를 원치 않았던 주민들과 법정공방을 벌여왔다.

2008년 비자금 조성 혐의로 대표 이모(63세)씨가 구속된 데 이어 지난해 8월 법원으로부터 청산 결정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현재 케너텍은 대부분의 전력을 한전에서 구입해 이를 재판매하는 형태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와 한전은 이를 수수방관하다 사태를 키워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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