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9일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핵실험 장소로 추정되는 함경북도 풍계리 상공에서 방사능 물질을 탐지했다고 미 언론들이 13일 오후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당초 북한의 핵실험 성공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시 여부를 놓고 논란이 됐던 북한의 핵실험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이날 익명의 미 정부 및 의회 관계자 말을 인용, 북한의 핵실험 주장 이후 북한의 핵실험 추정 지역 대기를 채취, 분석한 결과 지난 11일 함경북도 풍계리 상공의 샘플에서 핵폭발시 발생하는 것과 일치하는 방사능 물질이 탐지됐다고 보도했다.

 

   언론들은 미 당국의 최종 결론이 아직 내려진 것은 아니라면서도 방사능 물질이 탐지됨으로써 북한의 핵실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핵실험 의심 지역 대기 분석은 핵실험 여부를 결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다.

 

   언론들은 그러나 폭발 당시 감지된 폭발력의 규모가 통상적인 핵실험시 폭발력(5~20kt)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당초 북한이 중국측에 통보했던 폭발력 규모보다는 훨씬 적다는 점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더라도 완전 성공에는 이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북한은 당초 핵실험 20여분전 중국측에 4kt(1kt은 TNT 1천t의 폭발력) 규모의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통보했으나 지난 9일 오전 지진파 등을 통해 관측된 폭발력 규모는 0.2~0.8kt 정도인 것으로 관계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가짜 핵실험을 실시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핵실험이 실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북한 핵실험 추정 장소 대기 분석 결과를 미 의회 핵심 멤버들에게 브리핑했으며 한국, 일본 등 관련국에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주장한 다음날인 지난 10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있던 핵폭발 탐지항공기 WC-135기를 핵실험 예상 지역에 파견해 대기 샘플을 채취, 핵폭발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 함유 여부를 탐지해왔다.

  

미 국방부는 13일 오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핵실험 주장을 발표한 다음날인 10일 측정한 대기 샘플에서는 방사능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방사능 물질이 탐지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편, 유엔 안보리가 14일 북한 핵실험 주장과 관련, 대북제재 내용을 담은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에서 방사능 물질이 탐지됨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군사적 제재 등 과도한 제재에 대해선 반대입장을 고수, 사실상 합의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당초 미국과 일본이 제출했던 결의안에 비해 내용이 상당히 완화됐다는 점에서 방사능 물질 탐지가 최종 결의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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