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영보 "일부 철수 결정…투자계획 취소도"

북한의 핵실험 실시 발표에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가운데 최근 수년래 활발하게 추진돼온 중국의 대북 민간투자 전망에 가장 먼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 민영기업들의 대북 투자 마인드는 핵실험 실시 발표로 하루 아침에 바뀌었고 이미 작지 않은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기업들은 북한에서 당장 철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고민을 하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당국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대북 투자 누계는 올 상반기까지 44개 항목에 합의액 2억1935만달러, 실제투자액은 1억2722만달러였고 이중 대부분은 2005년과 올 상반기 중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량이 200만톤으로 추정되는 한 탄광 개발에 투자한 저장(浙江) 창진성스(創今盛世)발전유한공사 천샤오양(陳小洋) 총경리는 중국경영보에서 "북한의 핵실험 실시는 우리에게 너무 돌연한 일이었다"면서 고민을 토로했다.

 

북한 탄광개발로 매월 2만톤의 무연탄을 북한에서 수입해 왔다는 천 총경리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전에는 탄광에 많은 광원들이 채탄을 하느라 분주했으나 지금은 한산하기 그지 없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천 총경리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 후 모든 것이 일순간에 변해 "현재 남은 것이라고는 사후처리 밖에 없다. 이미 투자한 자금을 바로 빼낼 수도 없어 손해를 보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싶지만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

 

역시 절강성 '원저우(溫州) 상인'의 한 사람인 왕젠민(王建民)은 자신의 광산회사를 갖고 있으면서 3년 전 북.중 무역업을 개시, 그동안 평양과 베이징을 오가며 철광 등을 수입해 돈을 벌었으나 이제는 북한을 상대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북한의 석유 채굴까지 할 생각을 갖고 있었던 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지하수계가 엄중하게 파괴될 수 있고 방사능 물질이 한반도의 모든 수도를 오염시킬 수도 있어 차라리 북한을 상대로 돈을 벌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단둥(丹東) 한반도 경제서비스ㆍ자문센터'의 한 관계자는 "(이곳을 찾는 사람) 모두 북한 핵실험에 분개하고 있고 공황상태에 빠진 사람도 있다"면서 "비교적 큰 투자를 한 사람은 즉각 철수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경무역이 가장 쉽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경영보는 "단둥외무총공사의 경우 여러 해 동안 북한 측 고객과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농산품에서 기계까지 다양한 물품을 수출해 왔으나 이제 대북 투자계획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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