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제 편집위원의 자원이야기①] 석탄을 이해하면 그린에너지도 보인다

[이투뉴스 칼럼/조찬제] 원시시대의 인류는 체온유지와 요리를 위해 불이 필요했는데, 당시는 주위의 나무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다 인구증가와 동시에 도시가 형성되고 집단주민이 먹고 살기 위해 농경지를 개발하면서 산림이 훼손되었고, 물질문명이 발달하면서 더 편리하고 값싼 에너지원이 필요하게 되었는데 이때 땔감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로 석탄이 등장한다.

석탄이 없었다면 인류 문명이 급성장하게 된 산업혁명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던 석탄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게 된 까닭을 살펴보고,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제한적으로 사용해 어떻게 하면 구를 병들지 않고 후손들에게 안전하게 물려 줄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석탄 사용은 여건에 따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사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일률적으로 사용을 규제하는 것보다는 각 국가의 여건에 따라 석탄 사용 규제를 달리 하는 게 좋을 수도 있다. 가령 북한은 가정연료를 해결하기 위해 땔감을 사용하는데 산에 있는 나무가 거의 다 베어져 남한의 50~60년대 처럼 완전히 민둥산이 되어 있다.

인류는 살아가면서 연료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나무를 살리기 위해서도 석탄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과도기적으로 석탄사용량을 늘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에서도 석탄 아닌 전기와 가스 같은 청정연료를 가정에 공급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재의 인프라로 그것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북한, 몽골, 중앙아시아 같은 저개발국가에서는 효율적인 석탄관련 산업이 필요하다.

석탄은 사용용도에 따라 연탄용, 발전용, 산업용으로 나뉜다. 연탄은 잘 알다시피 땔감을 대신해 사용되었던 친숙한 가정연료였다. 지금은 달동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연료가 되었지만 아직 남한에서는 연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석탄을 생산하고 있다.

석탄공사에서 운영하는 장성, 도계, 화순광업소와 경동보일러의 계열회사인 경동탄광, 태백에 있는 민영탄광을 합하여 5개가 있다. 이들 광산에서 생산되는 석탄의 양은 200만톤 가량인데, 연탄용으로 사용되는 양이 150만톤이고, 발전용으로 사용되는 양이 250만톤 정도이다.

부족한 200만톤은 제3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는 북한에서 석탄을 수입했는데, 사이가 좋지 않은 지금은 북한에서 가져오기가 힘들고 주로 베트남에서 들여오는데, 베트남탄은 연탄용으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 무연탄을 혼소사용하는 동해화력 전경.

전기를 청정에너지라고 한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데 사용하는 연료에 따라 원자력, 화력(석탄, 가스, 석유), 수력으로 나눌 수 있겠다. 석탄 발전소는 다시 유연탄과 무연탄으로 나눌 수 있고, 화력발전소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석탄은 유연탄이다.

발전소에서 유연탄을 대략 7000만톤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고, 무연탄은 300만톤 정도 사용한다. 석탄을 외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발전소는 항구를 낀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 무연탄 발전소는 남한에서 무연탄 생산량이 많았을 때 지어졌는데, 지금은 무연탄 발전소가 다른 연료발전소로 전환되었다.

남은 무연탄 발전소는 강원도에 있는 영동, 동해발전소와 충남에 있는 서천화력발전소 3곳이 있다. 국내 무연탄 발전소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탄을 소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석탄산업을 기반으로 형성된 광산도시가 석탄산업의 급격한 사양화로 도시 자체가 유지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일정한 양의 석탄을 생산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내탄 사용량에 따라 발전소에도 보조금을 지급해 왔지만 이제는 국내 석탄생산량이 소비량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발전소에서 국내탄을 소비할 이유가 없어져 발전소에는 가능한 국내탄을 공급하지 않고, 수입탄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산업용에도 석탄이 많이 사용되는데 제철소와 제강업체, 시멘트 회사, 주물공장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 포스코 및 현대제철에서는 쇳물을 녹이기 위해 용광로를 사용하는데 석탄으로 쇳물을 녹인다. 제강업체에서는 철의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석탄이 들어가고, 시멘트 회사에서는 석회석을 가공하기 위한 원료 및 연료로 사용된다. 석탄은 아래 표와 같이 탄소, 회분, 유황, 수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석탄은 탄소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연료용으로 사용되는 석탄은 60% 이상이 탄소이고, 발전소용은 탄소 함량이 더 높고, 산업용은 고정탄소가 70%이상이 되어야 한다. 휘발분도 탄소의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정탄소와 합하면 탄소의 총량은 더 늘어난다.

석탄(C)은 연소하면서 열과 빛을 발산한다. 탄소가 연소할 때에 산소(02)와 결합해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한다. 이 이산화탄소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기 때문에 탄소사용을 규제하는 것이다. 석탄뿐만 아니라 석유, 가스등도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석유와 가스의 열효율이 석탄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현재는 석탄이 환경오염을 더 가중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겠다.

무연탄은 연소할 때에 연기가 나지 않는다고 하여 무연탄이라고 하고, 유연탄은 연소할 때에 연기가 난다고 하여 유연탄이라고 한다. 이것은 가정용 난로 같은 곳에서 사용할 시에 해당하지만 발전소와 같이 완전 연소를 할 때에는 유연탄도 연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무연탄과 유연탄 구분은 휘발분 구성비율로 하고 있다. 무연탄은 휘발분이 8% 이하이고, 반무연탄은 8 ~ 14 %, 유연탄은 14% 이상이다. 분석표에 나와 있는 석탄은 휘발분이 8% 이하에 속하므로 무연탄이다. 가정용탄은 휘발분이 10% 이상이 되면 연소가 빨리 되고, 점결성이 떨어져 타고 난 후에 재가 깨어지기 쉬워 연탄용으로 적합하지 않다.

반면에 발전용은 휘발분이 많아도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현재 가동 중인 무연탄 발전소는 유연탄을 무연탄과 혼합하여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산업용은 유연탄과 무연탄을 다 사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코크스 원료용이다. 포스코 및 현대제철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연탄은 코크스용이다.

석탄을 열량으로 구분하여 보면 연탄용은 4400 ~ 4600 Kcal/Kg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석탄은 연탄용으로 적합했는데, 생산 조건이 열악해져 현재는 저질탄이 상대적으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저질탄의 원활한 소비를 위해 질 좋은 석탄을 수입해 혼합하여 사용해야 될 것 같다.

무연탄 발전소는 칼로리 구분 없이 사용할 있지만 발전소의 최효율 가동을 위해 5000 Kcal/Kg 이상의 석탄을 수입 희망하고 있고, 5500 Kcal/Kg가 수입탄 표준 칼로리로 볼 수 있다. 산업용은 연료용과는 달리 고정탄소가 중요하다. 고정탄소가 72% 이상이 되어야 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 칼로리를 계산하면 6000 Kcal/Kg 이상이 된다. 유황은 적을수록 좋다. 발전소는 탈황시설이 되어 있어 유황이 규정치를 상회해도 사용하는 데 별 지장이 없으나 유황비율에 의해 감량 및 감가 조정을 한다.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발생되는 데도 우리는 전기를 청정에너지라고 한다. 사실 정확하게 알고 보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한 전기는 청정에너지가 아닌 것이다. 지하철, 기차, 전기 자동차 등이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가 수력, 원자력, 풍력, 태양열, 태양광이 아닌 한 순수한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철광석은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철(FeO3)로 되어 있는 데 순수한 철을 생산하기 위해 철에 붙어 있는 산소를 떼어내기 위해 탄소(C)를 넣어 CO2로 분리한다. 어떻게 보면 철광석과 석탄은 궁합이 잘 맞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무연탄 같은 저휘발성 석탄은 가탄제로 사용되고, 점결성이 좋은 유연탄은 코크스와 같이 덩어리를 만들어 철광석을 녹이기도 하고, 철광석에 붙어있는 산소를 분리하는 환원제로도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는 제철소 및 제련소를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공해사업이라고 하는 것이다. 자동차 및 조선업도 철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산업군에 속한다.

이렇게 석탄을 정확하게 알면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탄소 거래제, 녹색성장산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녹색성장산업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산업을 육성하자는 것이다. 석탄, 석유, 가스 등 기존 화석연료가 탄소로 이루어져 있어 화석연료 과잉소비 대신 풍력, 태양광, 지열, 조력, 수력,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나무를 많이 심고, 잘 관리하면 이산화탄소를 팔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는다. 이런 권리를 사고파는 제도를 만들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범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은 이 운동에 적극적인 반면에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은 소극적이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북한의 민둥산에 나무를 심으면 탄소배출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향후 통일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남과 북이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이 어떤 게 있는 지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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