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품원 '비노출 검사차량' 확대 투입

지난 13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석유품질관리원(이하 석품원) 주차장.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 실시로 직원들의 차량출입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가운데 서너 대의 중형차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롭게 들고나고 있다.

 

“비노출 검사차량입니다”

 

석품원 직원들은 단번에 이들 차량을 구분해 냈다. 외관과 차량내부가 일반차량과 똑같아 일반인의 눈에는 조금도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이들 승용차는 시중주유소에서 휘발유나 경유를 주유하는 즉시 성분 시험분석이 가능하도록 제작된 특수차량이다.

 

석품원은 지난해 시험운행 결과로 효과가 입증된 비노출 검사차량을 최근 10대로 증편해 현장에 투입했다.

또 유사석유에 대한 판매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해 올해 안으로 8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다.

 

◆ 가짜석유 잡는 암행어사(?)= ‘공개되지 않은 시험검사용 차’란 의미로 비노출 검사차량으로 불리는 이들 차량은 주유구를 통해 유류가 들어오는 즉시 트렁크에 위치한 시험장비가 분석을 시작해 석유제품의 진위를 가려낸다.
 
비밀리에 지방을 순행하던 암행어사처럼 가짜석유 판매업자의 얄팍한 상술을 허락하지 않는 ‘유사석유 암행어사’인 셈이다.

 

석품원은 일부 주유소가 이중탱크와 비밀밸브를 설치해 놓고 리모콘 조작을 통해 교묘히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 고육지책 끝에 지난해부터 첨단장비를 탑재한 비노출 검사차량을 단속일선에 투입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비노출 차량은 일반차량처럼 주유소에 접근해 휘발유, 또는 경유를 주유하고 수분내에 제품 분석을 끝낸다.

손우현 기동검사팀 팀장은 “휘발유의 경우 1분 내외, 경유는 최대 5분을 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게 적발됐다고 해서 위법행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비노출 검사는 법으로 인정된 시료체취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손팀장은 “비노출 검사로 여부가 판명되면 가장 가까운 출장검사팀과 연락해 즉시 샘플을 채취하고 전수검사를 실시해 확실히 규명하는 방법을 취한다”고 했다.

 

이만하면 ‘뛰는 판매업자위에 나는 단속기관’이라 불릴만하다.

 

◆ 단속효과 ‘만점’ 8대 추가 계획 = 석품원이 자체 제작한 이들 차량은 겉으론 일반 차량과 다를 것이 없지만 좁은 트렁크에 각종 첨단장비를 적재하느라 대당 1억원을 호가한다.

 

석품원에 따르면 비노출 휘발유 검사차량은 8000만원, 경유 검사차량은 1억 2000만원의 차량 개조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단속효과에 비하면 결코 비싼 비용이 아니라는 게 석품원의 입장이다.

 

석품원 검사처의 한 관계자는 “비노출 검사차량을 추가로 도입한 이후 단속실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며 “단속의 실효성이 증대되는 효과 외에도 가짜 석유 근절차원에서 부수적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품원은 올해 안에 비노출 검사차량 8대를 추가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추가 투입된 10대를 포함하면 총 18대의 석유암행어사가 전국 주유소를 감시하게 되는 셈이다.

 

한정근 전략기획팀 대리는 "현장 검사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해 비노출 검사차를 확대시키고 있다"며 "이들 차량은 각 지사에 배치돼 계획에 따라 도로별 및 지역별 단속을 실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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