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녹색도시를 만드는 주역]⑪김광우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
전통문화 '온돌'은 에너지 효율 높인 건축물의 백미

[이투뉴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축물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를 무조건 줄여야 합니다. 에너지 사용량을 매년 체크하고 분석해야 제로에너지 건축물이 가능합니다."  

김광우 서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사진>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완성을 위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제시했다.

그가 정의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에너지 절감형으로 계획·설계해 에너지의 90%를 절감하고 나머지 10%는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건축물이다.

김 교수는 "현재 국내는 건축물 사용에너지 절감보다는 신재생에너지 보급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설치하는 것은 에너지를 만드는 것으로 에너지 절감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하며 "건축물 내 사용에너지의 절감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신재생에너지로 발생시킨 에너지마저 낭비하는 격이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경우 패시브하우스 전문 디자이너를 두고 건축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한다.

반면 국내에는 전문 디자이너는커녕 관련 제도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친환경건축물인증제나 건축물효율등급제 등 관련 인증제도가 건축물 내 에너지를 사용하기 이전에 등급이 부여된다. 설계과정에서 예비인증을 획득하면 준공 후 본인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는 모두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할 뿐 실제 에너지 사용량과는 거리가 있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한번 인증으로 끝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건축물 내 에너지 사용량을 매년 체크하고 분석해야 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면서 "돈을 좀 더 투자하더라도 에너지 절감형 건축물로 지어야 한다. 건축물에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부분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건축물 에너지 절감을 위해 우리나라 전통 문화인 온돌을 연구하고 있다.

온돌은 복사난방을 하기 때문에 적은 에너지로도 쉽게 공기를 데울 수 있어 효율이 높고 실내 공기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기존 건축물과 비교해 30~4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온돌을 난방뿐만 아니라 냉방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유럽과 일본은 온돌을 하나의 브랜드로 상품화해 판매중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건축공정 중 하나에 속할 뿐 별도의 브랜드나 대표회사가 없다.

김 교수는 이를 단점으로 꼬집으며 "국내에서도 온돌을 상품화해 A회사의 B브랜드라는 형식으로 판매해야 한다. 책임소재가 분명해지면 부실공사도 줄어들고 외국으로 수출까지 가능하다"면서 "자칫 잘못하다간 우리 고유 풍습인 온돌을 해외 브랜드 제품으로 설치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초고층 공동주택에 온돌 사용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밖에 건축물 에너지 사용량과 직결되는 차양, 이중외피, 단열재 등의 연구도 진행중이다. 특히 일반 판유리와 비교해 성능이 뛰어나지만 기존 벽체 단열재와는 10배 정도 열성능이 나쁜 이중유리에 단열 코팅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김 교수는 "지금과 같은 규제로는 제로에너지주택 실현은 절대 불가능하다. 제도개선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나영 기자 nylee@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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