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서울시·관련기관 지원필요" vs 노조 "설비증설에 과감히 투자해야"

[이투뉴스] 최근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일대 임대아파트 주민들이 지역난방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난방 업체 노사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당사업자인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이하 사업단) 노조 측은 설비확충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반면 회사 측은 주로 사업특성과 설비상 문제 등의 이유를 들어 해명하거나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급급해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원 주민들은 오랜 시간 난방을 하더라도 따뜻하기는커녕 춥기만 한데다 요금은 중앙난방 또는 개별난방보다 배 이상 나온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사업단은 사용요금이 과도하게 많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대부분의 세대가 난방 계량기로 '유량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각 세대에 흐르는 난방온수의 양을 측정하는 '유량계' 특성상 사용열량을 측정하는 '열량계'보다 요금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유량계는 난방온도에 상관없이 흐르는 유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기 때문에 따뜻하지 않더라도 요금이 많이 나올 수 있다.

지역난방 업체가 아파트단지에 열량단위로 요금을 부과한다는 점도 요금이 많이 나오는 한 요인이 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유량계로 측정된 세대별 난방사용량을 열량단위로 환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오차가 많이 발생한다.

사업단 관계자는 "이 때문에 주민들이 계량기를 열량계로 교체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임대아파트를 관리하는 LH공사나 SH공사라면 모를까 우리 소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랜 시간 난방을 해도 춥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오래된 아파트이다보니 단열이 잘 안 되거나 배관이 노후돼 난방효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회사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만 반복했다.

기존 중앙난방에 익숙한 주민들이 지역난방에 적응이 안 돼 춥다고 느끼는 것이라는, 다소 궁색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사업단 관계자는 "방바닥이 후끈후끈할 정도로 난방효과가 컸던 중앙난방에 익숙한 분들은 지역난방이 춥다고 느낄 수도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일정시간만 공급됐던 중앙난방과 달리 24시간 공급되는 지역난방의 편리함이 묻힌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나 GS파워 등 다른 사업자에 비해 비싼 열 요금도 현재 고가의 LNG(액화천연가스)만을 연료로 쓸 수밖에 없는 여건 때문에 요금을 낮출 유인이 없다는 게 사업단의 입장이다.

때문에 서울시가 열 요금을 낮춰주든지, 계량기나 배관 등 설비 교체 비용을 지원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역난방 업체가 책임질 일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런 때일수록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목동 및 노원 지역에 설치된 열 공급시설은 용량이 작은 터빈발전기와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열전용보일러 등으로 타사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

터빈 용량이 100MW 이상일 경우 한국가스공사로부터 LNG 직배가 가능하지만 사업단은 현재 소매로 공급받고 있어 비용부담도 만만찮다. 현재 LNG 가격이 높아 열전용보일러를 늘리기보다는 터빈발전기를 확충해 이를 수익창출로 연결하는 방안이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것이다.

김사흠 노조 지부장은 "목동, 노원 지역 열 공급시설 규모를 다 합쳐도 60MW가 안 되고 열전용보일러 비중이 60%가 넘어 효율이 떨어진다"면서 "유휴부지에 터빈을 증설함으로써 수익을 창출해 열 요금을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열 공급시설과 관련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와 관련, 노원구는 해당지역 9만6600세대를 중심으로 연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인 뒤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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