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무유연탄 혼소사용 연간 937억원 절감
이산화탄소 원천봉쇄 순산소연소설비 공급 계획

 

▲ 영동화력발전소 전경. 석탄수송창고(파란색 지붕)와 배연탈황설비(가운데)가 보인다.

[이투뉴스] 지난달 8일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리 영동화력발전소.

2006년 국내 최초로 무연탄과 유연탄을 혼소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후 연간 937억원의 연료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이 발전소는 1973년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해 30년간 강원도 전력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강릉터미널에서 구불구불한 7번 국도를 달리기 시작한지 20여분만에 발전소 입구에 도달했다.

발전소를 가동한 초기만 해도 이 발전소는 까만 분진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현재 영동화력 인근 어디에서도 분진을 볼 수 없었다.

발전소를 안내한 현호영 기획감사과 대리는 "무연탄은 강원도 주변 탄광에서 조달받고 있는데 동해역에서 영동화력 석탄저장창고까지 연결된 석탄수송철로로 무연탄을 이송하고 있어 석탄가루가 날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 계획ㆍ예방정비를 실시하고 있는 금호피에스씨 직원들.

대형 트럭으로 들여오는 유연탄도 올초 연료공급 설비를 개조함에 따라 연료가 저장조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보일러로 들어가고 있다. 분진을 최소화한 기술이 여기에 있다.

1호기보다 6년 늦게 만들어진 2호기부터 둘러봤다.

보일러 설비를 살펴보기 위해 2호기 입구에 들어서면 태풍 루사로 인해 침수된 지점을 알리는 빨간색 선이 보인다.

현 대리는 "태풍 루사로 강원도 지역에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지만 다행히도 영동화력에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루사로 750mm의 비가 와 이 지점(빨간 선)까지 침수됐었다. 전력이 만들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동화력 2호기는 계획ㆍ예방정비가 한창이었다.

현 대리는 "2호기의 가동을 전부 멈춘 후 보일러, 터빈은 물론 전체적인 설비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며 "금화피에스씨가 점검을 하고 있으며 지난 11월부터 실시됐다. 이달 중순께야 공사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터빈과 보일러 정비가 한창인 2층의 계획ㆍ예방정비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발을 들여놓을 틈조차 없어보이는 이 곳에서는 10여명의 금화피에스씨의 직원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었다. 30년을 가동한 설비라 그런지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듯 했다.

현 대리는 “계획ㆍ예방정비 현장은 일정 시기에 점검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분주하다”며 “직원들이 바쁘게 오간다고 해도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없다. 아침마다 안전 교육이 이뤄지는데 계획ㆍ예방정비 현장에서도 이 교육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전망대로 올라서자 발전소 전경이 한 눈에 보인다. 시원하게 탁 트인 바다와 영동화력의 석탄재를 이용해 만들어지고 있는 골프장, 영동화력의 온배수를 이용한 양식장도 보였다.

 

▲계획ㆍ예방정비로 분해되기 전인 영동화력 2호기 터빈의 모습.

강릉시와 협약해 만들어지고 있는 이 골프장은 영동화력에서 발생한 석탄재로 부지를 매웠다고 한다. 영동화력의 석탄재는 대부분 성신양회로 판매되고 있으나 판매가 시작되기 전에 발생한 석탄재는 이 골프장으로 공급됐다.

영동화력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를 인근 양식장에 공급하는 등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 대리는 “발전소 주변지역지원금으로 인근 초중고교에 장학금을 제공, 각종 교육 기자재를 들여놓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최근에는 강릉시에 거주하고 있는 독거노인에게 김장한 김치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현호영 대리가 연료찌거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뚫어놓은 구멍으로 불의 세기 등을 살펴보고 있다. 

전망대를 뒤로하고 계획ㆍ예방정비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영동화력 1호기로 향했다. 영동화력 1호기는 125MW 규모로 2호기보다 75MW 작다.

보일러실로 들어가자 후끈한 공기가 전신을 감돈다. 각 층마다 보일러 불의 세기를 조절하고 연료 찌꺼기를 제거할 수 있도록 뚫어놓은 구멍도 보인다.

현 대리는 “남동발전이 운영하는 영흥화력 등 대규모 발전소의 경우 연료 찌꺼기를 제거해주는 자동화 설비가 설치됐지만 소규모의 영동화력은 자동화설비가 없다"며 "발전소를 가동할 때 발생하는 연료 찌꺼기를 모두 수작업으로 제거하고 있는데 이 구멍을 통해 직원들이 연료탄 찌꺼기를 살펴보고 손수 제거한다”고 말했다.

영동화력은 이산화탄소 발생을 원천 봉쇄하는 순산소연소설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실증되고 있는 순산소연소설비의 세계 최대 규모는 40MW인데 영동화력에서는 이보다 60MW가량 규모가 큰 100MW 실증을 준비하고 있다.

현 대리는 “오는 2013년께 100MW 규모의 순산소연소설비를 1호기에 장착할 계획이다”며 “영동화력이 연구중인 100MW의 순산소연소설비는 세계 최대 규모로 연료를 산소로만 태워 이산화탄소 발생을 저감시키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기술(CCS)이 발전소 가동 후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하는 기술이라면 순산소연소설비는 발전소를 가동할 때부터 이산화탄소가 발생되지 않도록 이산화탄소 발생자체를 억제하는 설비다.

현 대리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저감시키고 친환경발전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태양광 발전소 등을 설치해 친환경발전소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김명현 남동발전 영동화력 처장.

[인터뷰]김명현 남동발전 영동화력 처장
“일하고 싶은 직장 만들겠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만큼 끊임없는 설비 및 운영방법 개선으로 발전운영 효율을 높여왔습니다. 영동화력 직원들의 설비개선 및 운영방법 노하우는 영동화력의 귀중한 자산이며 설비 안정화의 기반입니다.”

김명현 남동발전 영동화력 처장은 영동화력을 이 같이 평했다. 지난해 10월 이 곳으로 거취를 옮긴 후 직원들과의 수 많은 의사소통으로 영동화력을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그 과정에서 직원들의 작업 능력을 인정해주고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김 처장은 밝혔다.

김 처장은 “출근 후 직원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수립하기 위해 오전 티타임이나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있다”며 “서로 화합해 출근하고 싶은 직장, 퇴근하기 싫은 직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이 같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직접 아이디어를 창조하기도 했다. 올 초 설립될 중소기업 연구지원센터는 김 처장이 직접 생각한 아이디어라고 한다.

김 처장은 “중소기업 연구지원센터를 설립해 중소기업의 연구를 돕고 연구된 각종 기술을 영동화력에서 실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상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영동화력은 정부의 무연탄 공급 능력이 감소됨에 따라 2005년부터 유연탄과 무연탄을 혼소운영하는 방법을 연구했으며 2009년 100% 유연탄만으로도 발전소를 가동할 수 있도록 설비를 개선했다.

김 처장은 “당초 영동화력은 국내 무연탄으로 운영하도록 건설됐으나 국내 무연탄 배정량 감소로 무연탄만으로 발전소를 가동할 수 없는 상태"라며 "수익을 제고하기 위해 2005년부터 유연탄과 무연탄을 혼소 사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1, 2호기 모두 사용연료를 유연탄으로 변경해 연간 937억원가량을 절감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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