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도전 정신으로 국내 소수력기술 한단계 끌어올려

▲ 신한정공의 튜블러터빈이 사용된 남부발전의 소수력발전기. 터빈이 설치된 수도관로를 통해 전력이 생산되고 있다.

[이투뉴스] 지난해 10월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남부발전의 소수력발전소가 완공됐다. 60kW급 설비용량을 갖춘 이 발전소에 설치된 튜블러(Tubular)터빈은 기존까지 국내생산이 불가능했지만 ㈜신한정공(사장 황영호)이 이를 제작·상용화함으로써 국내 소수력발전기술이 한단계 도약했다.

황영호 사장은 "연구개발시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 쓴 것은 상용화다. 기존 효율 80%를 놓치지 않고 보다 저렴한 가격에 생산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영호 해양대 교수는 "튜블러터빈은 낙차가 낮은 지역에서도 효율이 높다"며 "이 기술로 국내에서도 수도관을 통한 전력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군마현 나스노가하라 워터파크에 설치된 사이폰 타입 카플란(Kaplan)터빈 역시 신한정공 제품이다.

일본의 동경발전이 신한정공의 기술을 견학한 후 향후 수입을 위해 발주한 것이다. 현재와 같이 문제없이 운영된다면 신한정공의 향후 일본 수출도 기대해 볼만하다.

현재 신한정공은 50~300kW급의 마이크로급 터빈을 주로 제작해 상용화하고 있다. 또한 2009년 시작한 지경부 기술개발사업으로 20kW급 상반전터빈도 개발 중이다.

황 사장은 "앞으로 10년 혹은 5년안에 신재생에너지가 산업전반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반산업기계 가운데 특히 고무원료제품을 주로 생산하던 신한정공이 소수력터빈, 하수슬러지탄화설비 제작 등의 생산품목을 다각화할 수 있었던 데는 2년의 철저한 준비기간이 있었다.

황영철 신한정공 부장은 "2005년부터 2년동안 선진국 기술과 산업의 현수준을 확인하고 법인화 및 제작설비 증축, 고급인력 충원 등의 노력을 지속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2007년 지경부 기술개발 사업과 동시에 트렐레보리(Trelleborg)사의 중국 청도공장 제작설비 수출계약 등 기존 사업도 유지하며 새로운 기술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소수력 터빈 이외에도 슬러지탄화설비제작사업에도 진출할 수 있었으며, 김해 화목하수종말처리장에 사용된 슬러지탄화설비 역시 신한정공의 손을 탔다.

황 부장은 "2013년 슬러지 해양투기가 금지됨에 따라 지자체들이 슬러지처리를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2년째 운영중인 김해시가 합격판정만 내린다면 앞으로 슬러지탄화처리가 보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슬러지처리는 퇴비화, 고화, 건조, 소각, 탄화, 용융 등 6개 방법으로 가능한데 그 가운데 탄화공법은 냄새가 적고 연료재나 퇴비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보령시, 천안시, 의령군 등의 지자체도 신한정공의 설비를 갖추고 운영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특허를 받은 고압차단밸브도 신한정공의 자랑이다. 자동차 브레이킹을 테스트 하던 기존 수압방식과 달리 압축된 공기를 이용하는 방식을 에어리크테스트머신이라 하는데 , 여기에 필요한 부품이 기존 수입방식 대비 고압을 견디도록 고안된 고압차단밸브다.

황 부장은 "특허 제품으로 기존 5개의 공정을 1개로, 10여명의 인력을 1명으로, 20m라인을 3m로 줄이며 10배의 효율을 증가시켰다"고 자랑했다. 

▲ 경상남도 김해시 진례면 ㈜신한정공 본사와 제1공장.

신한정공은 다양한 설비를 제작하게 되면서 공장증축을 계획하고 있다. 약 2500평규모의 공장을 김해시 진례면 신안리에 건설해 제 1공장으로 운영하고 현 1공장을 2공장으로 돌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산업용호스 수출건도 유럽기업과 800만달러(한화 약 92억원)계약을 논의 중이다. 황 사장은 "소수력과 하수처리장도 직접적인 논의는 없지만 행원리 발전소, 일본 워터파크 등의 터빈을 설치한 뒤로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부장은 "제작설비와 고급인력을 확보해 외주나 외부작업이 필요없고 자체적으로 제작해서 시운전까지 가능한 것이 신한정공의 장점"이라며 "이로 인해 수요자에게 가장 빠른 답변과 제작맞춤이 가능하고 자체 제작으로 원가도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기술을 개발해 상업화를 해냈다"며 "이제 우리가 가야할 길은 이것을 성공적으로 상용화해 기업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요자가 투자한 비용보다 이익을 내주는 것은 끝없는 기술개발과 도전만이 해결책"이라며 "신한정공이 산업설비제작업체에서 소수력에너지, 슬러지 탄화 설비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수 있었던 이유는 도전이었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전하지 않는 기업은 존재 이유 없다" 
[인터뷰] 2년 노력끝에 튜블러터빈 국산화 성공한 황영호 신한정공 사장 
 

황영호 사장<사진>은 현재 한국기술표준원 해양에너지 전문위원이자 소수력수차, 슬러지탄화설비, 산업용 수로 등을 제작하는 신한정공의 대표이사다.

신한정공은 남부발전이 제주 행원리 소수력발전소에 사용한 수도관차압 이용방식의 튜블러(Tubular)터빈을 처음으로 국산화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 국내에서도 수도관을 이용한 전력생산이 가능해졌다. 신한정공이 일반산업기계제작업체로 시작해 현재와 같이 신재생에너지기술분야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황 사장의 기업철학이 배경이 됐다.  

 -신한정공을 소개해 달라.
▶초기 신한정공은 일반산업기계 가운데 고무원료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였다. 기업의 비전을 위해 고민하던 가운데 주목한 것이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우리기업의 규모를 고려해 경쟁력과 상용화를 따져보고 소수력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는 소수력터빈, 슬러지탄화장비 등으로 생산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 소수력과 에너지관련 기술 등이 신한정공의 성장동력이 될것이다.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
▶전체 산업안에는 모든 것을 이끌어가는 리딩(Leading)산업이 존재한다. 나는 유한적인 화석연료를 대신할 신재생에너지가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가운데 소수력은 현재 설계단가나 효율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준비는 어떻게 진행됐나?
▶유체역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해 이영호 해양대 교수를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고급인력을 충원해 에너지산업 선진국을 견학했다. 유럽, 일본, 중국 등을 수차례 방문했다. 선진국의 기술을 느끼고 수준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국내로 돌아와 눈으로 본 기술을 '우리화'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초점은 상용화 및 제작비용의 최소화였다.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물면 끝까지 놓치않는 직원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신한정공의 재산이다. 그때가 우리의 터닝포인트였다.

-기업운영 철학은
▶도전과 신뢰다. 기업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새로운 분야, 낯선 분야에 도전하지 않으면 가능성이 없다. 설사 도전이 실패하더라도 지속적인 모험을 해야 그 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지속적인 도전으로 일반산업설비제작업체에서 소수력터빈제작업체, 슬러지탄화설비제작업체가 된 것이다. 아울러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그 도전에 의미가 없다. 신뢰가 바탕된 끝없는 도전이 기업을 존재시키는 밑거름이다.

-신재생에너지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사항은
▶정부도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들의 책임감과 신뢰성을 고양시키기 위해선 기술개발 후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기술이 개발되면 이후 제품의 기대 효율 및 성능이 목표치에 부합하는지 확인해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기업이 책임감을 느끼고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 산업의 신뢰성이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길선균 기자 yupin3@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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