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전략' 주효, 자주개발 부진한 아프리카 남미 적극 진출
김신종 사장, '미래자원' 리튬 확보위해 30시간 비행 볼리비아 방문 6차례

[이투뉴스] 1967년 설립 후 올해로 창립 44년째를 맞는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김신종)는 당초 민간광산 자금융자와 탐사 등 기술지원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자원개발 전문 공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따라 2008년 12월 26일로 사명을 대한광업진흥공사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로 변경하고 ‘직접 자원개발’이라는 새로운 ‘미션’을 추가했다.

현재 1조80억원을 투자해 호주, 중국 등 13개국에서 생산, 개발, 탐사 등 31개의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해만 3500억원을 들여 해외사업에 투자했다.

◇‘2+2 전략’으로 자주개발률 제고= 광물자원공사는 2009년부터 ‘2+2 전략’을 수립해 해외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2+2 전략은 취약한 진출지역인 아프리카와 남미에 자주개발이 부진한 우라늄과 구리 광종 위주로 자원개발 역량을 집중한다는 내용의 전략이다.

2+2 전략은 한정된 재원과 인력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추진됐다. 이 전략을 직접 제시한 김신종 사장은 직원들에게 연일 벤처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광물자원공사는 2009년 우라늄과 구리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아프리카 니제르 테기다 우라늄과 파나마 꼬브레, 호주 볼리아 구리광산 등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이다. 특히 LS니꼬 동제련㈜과 합작으로 투자한 파나마 꼬브레 구리광산은 매장량이 10억700만톤의 초대형 프로젝트로 총 43억달러의 사업비를 들여 2014년부터 30년동안 연평균 약 23만톤의 구리를 생산한다. 이는 한국기업이 해외에 투자한 구리광산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는 2+2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았다. 9월에는 LG상사와 세계 39위 규모의 미국 로즈몬트 구리광 개발사업 지분을 각각 10%씩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아프리카 자원개발에도 진출기반을 강화했다. 광물공사는 지난해 5월 콩고민주공화국의 킨샤사와 루붐바시에 아프리카 투자지원센터 2개소를 개소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나미비아, 니제르, 모잠비크, 민주콩고, 잠비아 등 아프리카 주요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구축했다.

이 같은 광물자원공사의 선도적 투자에 힘입어 우리나라 6대전략 광종인 구리, 철, 유연탄, 우라늄, 아연, 니켈의 자주개발률은 2005년 14.6%에서 2009년 25.1%로 상승했으며, 지난해 목표인 27% 달성도 잠정 확정됐다.

광물자원공사는 2+2 전략에 이어 알파(α)를 추가한 ‘2+2+α 전략’을 지난해부터 추진했다. 알파는 리튬 등 미래성장 광종 및 블루오션 시장을 의미한다. 카자흐스탄, 몽골, 인도네시아와 같이 지리적 접근이 유리한 아시아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중국과 경쟁 극복을 위해 블루오션인 대양주 시장 확보에 나서는 것이다.

광물공사는 리튬 등 미래성장 광종 확보에도 적극 나섰다. 리튬 확보를 위해 남미 트라이앵글 선점을 위한 3대 전략을 추진했다.

칠레에서는 단기적으로 개발사업 지분인수를 통한 단기물량 확보를 위해 삼성물산과 공동으로 엔엑스우노 개발사업에 투자했다. 또 탐사 프로젝트 참여를 통한 중장기 리튬 공급확보를 위해 LG상사, GS칼텍스와 아르렌티나 살데비다 리튬사업에 참여했다. 아울러 볼리비아 우유니 프로젝트는 장기과제로 개발참여를 위한 기반확보에 중점을 뒀다.

우유니 탄산리튬 추출 기술개발 연구 참여로 개발참여 여건을 조성했으며 지난해 8월 볼리비아 대통령 방한으로 양국간 리튬 등 자원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신규사업 확보 외에 기존 사업의 안정적 운영과 생산성 제고에도 주력했다. 특히 ‘세계 4대 니켈광산의 하나’로 꼽히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사업이 올해 1분기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호주의 대규모 유연탄광인 물라벤과 나라브리 프로젝트는 지난해 생산에 들어갔다.

▲ 볼리비아 우유니 염호사막

◇구리·리튬·희유금속 등 장기적 확보 노력= 광물자원공사는 특히 우라늄·리튬 등 녹색자원과 구리 등 산업필수 광물 확보에 전력을 쏟았다. 특히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 확보를 위해 정부특사로 파견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볼리비아를 집중 공략했다.

김 사장은 비행시간만 30시간 걸리는 볼리비아를 6차례 방문했다. 지난해 1월 볼리비아 대통령을 면담하고 우유니 염수 국내반입에 합의한 이후 8월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탄산리튬제조기술 연구 현지설명회를 성공리에 개최했다. 같은달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 정상회담을 통해 한 단계 진전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볼리비아 리튬개발 사업 참여에서 선두주자로 유리한 고지를 점유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전세계 리튬의 절반가량 묻혀있는 우유니 현지 파일럿 플랜트에 연구진을 파견하는 등 장기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1년간 자주개발률이 저조한 구리 확보에 힘썼다. 지난해 파나마 코브레 구리광에 이어 미국 초대형 구리광 로즈몬트 프로젝트 지분인수에 성공해 안정적인 구리 확보망을 구축했다.

희유금속 확보에도 박차를 가했다. 크롬, 망간, 리튬, 희토류, 텅스텐, 몰리브덴 등 6대 희유금속을 중점 개발키로 방침을 정하고 아프리카, 중국, 미국, 호주, 인도 등의 유망광산을 찾아다녔다. 광물자원공사는 올해 안에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6대 전략광물의 안정적 확보를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주목표로 삼았다. 동, 우라늄 등 자주개발이 부진한 광물을 중심으로 유망광산 보유 기업과의 인수합병(M&A) 및 중남미·아프리카와의 협력기반 구축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마케팅 및 자금조달 역량이 높은 민간기업과의 동반진출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희토류, 리튬 등 세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신 전략광물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중국 외 제3국 진출을 모색하고, 국내 11개 희유금속 유망지역을 2013년까지 탐사하는 등 국내·외 광산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말께 국내 최초 희유금속 비축기지를 완공하고 수급불안에 대한 국제공조강화를 위해 희유금속 주요 수입국인 일본과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이성수 기자 anthony@e2news.com


“자원확보 쟁탈전, 中·日 이기려면 현장 직접 뛰어야”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이투뉴스]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은 현장경영을 가장 중시한다.

자신이 직접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을 누비며 자원개발 현장을 다녔다. 덕분에 지난해 3월 아프리카 니제르 방문시 황열병 예방주사를 맞았다 부작용으로 곤혹을 치렀고, 볼리비아 방문시에는 고산병으로 고생하기도 했다. 해당국가의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몇 시간씩 기다리는 일도 허다했다.

이처럼 ‘고생길이 훤한’ 현장을 직접뛰는 이유를 묻자 김 사장은 “자원확보 쟁탈전에서 중국과 일본을 이길 특별한 ‘묘약’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CEO로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빠른 결단을 내리거나 협상력을 높이는 것이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옛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장 출신의 김 사장은 30년 공직생활의 대부분을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일해 온 전문가다. 취임 초기부터 구체적 구상을 갖고 바로 현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표적 자원부존국인 페루에서 광업부 장관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전 국토의 10%만이 탐사가 이뤄졌고 그 중 6%가 개발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90%가 미탐사, 94%가 미개발 됐다는 말입니다. 중국 등과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아직 기회는 많습니다.”

▲ 칠레 엔엑스우노 현장을 직접 찾아간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가운데).

지난해 8월 26일. 한국과 볼리비아가 리튬개발 사업에 합의했다는 뉴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세계 최대의 리튬 자원 보유국인 볼리비아 우유니 호수는 자원개발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 프랑스, 브라질 등이 경쟁을 벌여왔다. 리튬은 휴대전화와 랩톱 컴퓨터, 전기차 등의 동력원인 2차 전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원료로 스마트폰을 비롯한 휴대용 통신기기 산업과 친환경 전기자동차 산업의 급성장에 따라 앞으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는 광물이다.

이번에 한국이 리튬개발 사업참여 성공이라는 개가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리튬의 중요성을 알아채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광물자원공사와 김 사장의 공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리튬과 희토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009년 한해 동안 ‘6대 전략광물’ 중 확보량이 적은 우라늄과 구리를 해외에서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파나마에서 구리 광산, 니제르에서 우라늄 광산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에는 리튬 확보에 전력투구했다.

“정부의 지원이 유효했습니다. 특사자격으로 볼리비아를 방문한 이상득 전 부의장을 수행했더니 그전에는 불가능했던 볼리비아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거든요. 한번 안면을 튼 후에는 성심성의껏 볼리비아 대통령을 대했고 진심이 통했는지 신뢰가 쌓였습니다.”

그러나 국가 간의 관계는 마음만으론 안 되는 법이다. 효과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는 부임 직전인 2008년 6월 광물공사 컨소시엄과 볼리비아가 합작 개발에 합의한 코로코로 구리광산으로 현지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광산은 볼리비아를 식민통치했던 스페인이 110년간 알맹이를 빼먹은 후 폐광상태에 있었다. 폐광 후 1만5000여명의 주민들이 극도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어 이 지역을 되살리는 것은 볼리비아 정부의 오랜 두통거리의 하나였다.

하지만 의구심을 갖고 지켜보던 현지인들의 눈길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감격과 호감으로 바뀌었다. 한국 공기업이 외국 자원개발업체와는 달리 지속적으로 현지인을 채용하고 정밀탐사를 벌이는 등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코로코로광산 개발을 밀어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탐사기술과 광석을 골라내는 선광기술이 발달해서 최소한 손해는 보지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한국이 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해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결심했습니다. 다행히 볼리비아 정부가 감동받았고 우리나라가 리튬 개발권을 확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사장과 직원들이 겪은 고생은 상상을 초월했다.

김 사장은 “라파즈공항이 해발 4060m, 우유니 소금광산이 3800m에 위치하고 있다”며 “웬만한 지역은 해발 3500~4000m”라고 말했다.

볼리비아는 고산지대가 많다. 이 정도 환경이면 건장한 한국남자도 두통과 복통 등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은 지난해 볼리비아 리튬 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환갑의 나이로 이 나라를 6번이나 다녀왔다.

“고산 국가라서 그런지 산소가 희박해서 호흡이 곤란하고 두통, 복통이 심했습니다. 갈수록 적응이 돼야 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볼리비아 출장을 갈 때마다 점점 괴롭더군요.”

광물자원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 사장은 평소 아무것이나 잘 먹는 편이지만 현지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끼니는 한국에서 준비해 간 컵라면으로 때우기 일쑤였다.

직원들의 고생도 심했다. 동행한 임원 중 한명은 지난해 8월 볼리비아에 도착한지 닷새만에 이를 뽑았다. 과로와 고산병 등이 겹쳐 치아 상태가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런 김 사장과 직원들의 ‘사투’를 지켜본 해외자원개발 관계자들은 “당신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이런 성과가 나왔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희토류를 확보하는 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포스코와 함께 중국 희토류 가공업체의 지분 60%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중국은 법으로 외국기업이 희토류 광산을 소유하는 것을 일절 금하고 있어 대안으로 희토류 가공업체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리튬과 희토류가 당시 정부의 ‘6대 전략광물’에 속하지 않아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 항목에 포함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과 광물자원공사 직원들은 이 같은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그야말로 ‘애국심’ 하나로 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김신종 사장은?

김 사장은 손꼽히는 에너지·자원 통(通)이다. 경북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1978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30여년간 자원과 에너지 분야에서 종사해왔다.
김 사장은 “30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했다”며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자원확보에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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