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이래 최초 직급파괴, 직무역량 중심 혁신인사 단행
해외탄광·채탄로봇·석탄가스화 사업 등 미래 먹거리 개발 박차

[이투뉴스] “전쟁의 황무지에서 출발했던 60년 전, 선배들이 다짐했던 각오와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60년은 글로벌 콜 컴퍼니(Global Coal Company)로의 재도약을 향해 힘차게 출발하자”

이강후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지난해 10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석탄공사 창립 60주년 기념식에서 이 같이 다짐했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12월 직급파괴와 직무·역량 중심의 혁신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입사 8년차 4급 팀원이 2급 홍보실장(유승철)에 발령되는 파격인사 소식은 석탄공사의 이 같은 혁신인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사람으로 따지면 환갑의 나이. 창사 60주년을 맞은 석탄공사는 오랜 역사와 사명에서 풍기는 선입견에서 탈피하려 노력했다. 혁신과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 석탄공사가 개발 중인 채탄용 로봇이 지난해 10월 석탄공사 창립 60주년 기념식장에서 시연되고 있다.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한 국내 광산 대신 해외 광산을 본격 개발하기 시작했고, ‘막장드라마’ 같은 나쁜 이미지의 표현으로만 주로 쓰이던 ‘막장’에는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하기 위해 개발이 한창이다.

여기에 석탄이나 폐플라스틱, 바이오매스 연료를 이용해 가스를 생산하는 가스화 사업까지 석탄공사는 지금까지의 60년 역사는 역사속으로 고이 간직한채 새로운 60년을 맞이할 준비를 활발히 하고 있다.

◇막장은 사람 대신 로봇이 채탄= 석탄공사는 광업소 종업원의 재해율 감소를 위한 작업환경 개선과 생산성 향상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채탄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취임 후 로봇 채탄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기계연구원, ㈜하이드로메틱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정부 연구사업으로 개발 중인 채탄 로봇 연구를 독려했다. 이에 따라 석탄공사는 지난해 말 1차 시작품 제조를 마치고, 올초부터 화순광업소 현장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로봇개발은 단순히 채탄용에 머물지 않고,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극한환경용 원격조정 로봇’ 등 산업전문 서비스 로봇개발의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9년 10월부터 정부과제로 선정된 채탄 로봇개발은 3년에 걸쳐 약 3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개발했다. 석탄공사는 채탄용 로봇이 내년부터 현장에 배치되면 생산성은 약 10% 높아지고, 수지 개선 효과도 연간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 석탄공사가 개발한 석탄·폐플라스틱·바이오매스 혼합성형연료의 가스화장치.
◇무연탄으로 가스 만드는 청정기술= 한편 석탄공사는 녹색 성장산업에 참여하기 위해 ‘석탄·폐플라스틱·바이오매스 혼합성형연료의 가스화장치’를 개발했다.

석탄공사가 개발한 가스화 장치는 1.5톤급의 석유보일러 대체효과가 있으며, 400~500명 목욕수 공급과 사무실 난방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가스화 장치는 국내 무연탄과 분리수거된 과자봉지류, 폐비닐류 등 폐플라스틱 및 바이오매스를 혼합해 성형연료를 제조하고, 이를 가스화시켜 청정연료로 전환하는 기술로 현재 상용화에 성공한 상태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이번 연구개발은 발전용과 연탄 외에 다른 소비처가 없는 국내 무연탄에 대한 새로운 소비처 개발과 폐기물 재활용 등 녹색성장 정책에 부응한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한다.

그동안 국내 무연탄은 회분 함량이 높고, 반응성과 발열량이 낮아 산업용 열원으로 사용하기 어려워 가스화 전환이 어려웠던게 사실.

국내 무연탄을 활용한 가스화 기술개발은 무연탄·폐플라스틱·바이오매스 성형연료의 가스화에 의해 생성되는 합성가스 제조기술에 의해 가능해졌다.

가스화 기술을 통해 생성된 합성가스는 용도가 다양해 폐기물 처리기술 중 가장 경제적이고 안정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석탄가스화는 폐기물 감량과 폐기물로부터 유용한 가스 및 에너지를 회수하는 매력적인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이산화탄소 포집기술과 연계해 대기 오염물질 감축은 물론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기여하기 때문에 교토 협정을 충족시킬 수 있는 중요한 방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가스화 장치를 상용화하기 위해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은 비용으로 상용화의 기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석탄·폐플라스틱·바이오매스 혼합성형연료의 가스화장치에서 발생한 합성가스의 연소 모습.
석탄공사는 가스화 장치를 소성로와 건조로 또는 화학공장, 제지공장, 목욕시설 등 중소형 유류보일러의 대체열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올해부터 적벽돌, 내화물 소성업체 같은 소재 소성업체와 시범보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가스화 장치 보급과 혼합성형연료 제조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몽골, 중국…이제는 해외로= 석탄공사는 지난해 12월 29일 의정부 본사에서 몽골 누르스트 홋고르(Nuurst khotgor) 유연탄광 인수 조인식을 열었다. 이에 따라 석탄공사는 올초부터 200억원을 투자해 직접 유연탄을 생산할 계획이다.

몽골 서북부 바양울기 아이막 지역에 위치한 누르스트 홋고르 유연탄광은 석탄공사가 60%의 지분을 갖고 100만톤씩 79년동안 생산할 계획이다.

누르스트 홋고르 유연탄광은 지표로부터 직접 채탄이 가능한 노천 탄광으로 한국지질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표에서 200m까지를 기준으로 7600만톤의 유연탄 매장량을 자랑한다.

이 사장은 “이곳에서 생산하는 유연탄은 몽골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도 판매할 것”이라며 “이 프로젝트는 해외에서 우리의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 생산까지 맡는 첫 사례”라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4월 이 사장이 부임한 이후 해외 탄광개발을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관련 기관 및 기업들과 협의를 이어왔다. 몽골 유연탄광 인수는 그 첫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데, 석탄공사는 몽골에 이어 중국 쪽으로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 사장은 “신흥 자원부국인 몽골에 이어 전통적 자원부국인 중국 내몽고 지역에 진출하면 해외 자원개발 역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수 기자 anthony@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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