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무 전력거래소 계통기술팀 차장

[이투뉴스] 우리나라는 전형적으로 냉방부하가 증가하는 여름철에 연중 전력소모량이 가장 많았고 전력설비 여유도도 낮았다.

하지만 2009년에는 여름보다 겨울철에 더 많은 사용량이 나타났다. 동계 전력피크가 하계피크를 초과한 것은 1993년 이후 16년 만에 발생한 현상이다.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첫번째는 타 에너지보다 저렴한 전기요금, 사용 편의성 등으로 등유·가스 난방이 지속적으로 전기난방으로 전환된 것이다. 실제로 2006년 대비 2008년 요금 증가율을 보면 등유가 32.9%, 도시가스가 12.2% 인상됐다. 이에 비해 전기료는 고작 3.1%만이 상승됐다.

경기회복과 이상한파로 인한 난방부하 증가도 이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산업용 전력판매량은 전년 동월대비 24% 증가했으며, 전기장판 등 가정용 난방기기 보급도 2006년 대비 30%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여름철 최대부하는 6896만kW로 나타났지만 겨울철 피크부하는 7250만kW로 전망되고 있다. 동계전력피크가 하계전력피크를 초과하는 현상으로 전력거래소는 기존의 여름철 안정운영방안 수립 외에 겨울철 안정운영방안도 수립해야 한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지난해 최초로 겨울철 피크부하시 전력계통 안정운영방안을 수립 및 발표했다.

겨울철 부하특징 및 전력계통 운영상에도 문제점은 있다. 

겨울철 부하는 여름철보다 부하 증가요인이 지역별로 차이가 난다. 경기, 인천지역은 6%∼16%, 대구경북지역은 4%정도 증가하고, 서울, 충청도는 비슷하게, 광주, 전남은 소폭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전력계통시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에도 겨울철 피크 전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겨울철에는 송·변전설비 고장발생 시 고장개소로 유입되는 고장전류가 이를 차단하는 변전소의 차단기의 정격용량을 초과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대책이 수립해야 한다. 고장전류 해소를 위해 계통운영측면에서는 고장전류가 유입되는 송전선로 또는 변전소 모선을 분리하는 대책을 수립한다.

이번 겨울철에는 여름철 대비 계통구성 변경으로 고장전류가 1개소가 증가했다. 1개소의 변전소모선을 분리하는 대책을 강구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계통분리는 단기간 대책으로 장기적으로 최첨단 전력전자 기술의 도입이나 한류리엑터 설치, 차단기 용량교체 등의 설비적인 측면의 보강이 필요하다.

송선전로 고장 발생시 계통의 무효전력이 부족해 전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사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송전선로 고장발생으로 발생되는 전압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 송전선로에 흐르는 전력을 제한하거나 고장파급방지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 설비는 특정 고장이 발생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연쇄적인 고장과 대규모 정전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부하 또는 설비를 자동으로 차단시키는 것이다. 이번 겨울철에는 울산 및 신경산지역 2개소에 신규 고장파급방지장치를 설치해 고장 발생시 인근 계통으로 고장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했다.

그러나 이같은 고장파급방지장치의 설치는 단기간의 운영측면의 대책으로 시스템의 신뢰도에 따라 광역정전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10년 동안 고장파급방지장치가 24번을 동작했는데, 이중 16번은 정동작, 8번은 부동작을 했으며, 부동작은 광역정전을 초래했다. 장기적으로 전압안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장발생시 빠르게 무효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전력전자 기술을 이용한 순동무효전력 보상장치 설치 등의 설비적인 측면의 보강이 필요하다.

셋째, 송전선로 고장발생시 일정 설비에 과도한 과부하가 발생하는 사례가 발생하는데 이를 해소하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 대책은 지역별 발전 및 부하패턴을 고려해야 한다.

울산지역의 경우 공업단지 부하가 많은 곳이기 때문에 부하는 심야시간이나 주말에도 줄지 않는다. 이에 따라 울산화력 발전기 1대 이상을 상시 운전하고 있다. 이번 겨울철에는 이 지역의 부하가 더 증가할 것으로예상되며 과부하에 대한 대책으로 울산화력의 발전기를 1대 더 운전하도록 했다.

향후에는 장기적으로는 선로 또는 변압기 등의 설비보강이 필요하며, 현재 계획 중인 울산지역과 온산지역 간의 선로가 조기에 건설될 경우 이러한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문제점들은 전력계통의 대형화 및 발전부지 부족으로 인한 발전단지 대용량화, 수도권 수요 집중으로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장거리 송전선로를 통한 대규모 전력수송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증가될 전망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전력전자기술을 이용한 계통보강, 전국 계통을 실시간으로 감시 및 조정하는 스마트그리드 등의 기술개발들이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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