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영 교수의 '빗물칼럼'(44-마지막회)

[이투뉴스 칼럼/한무영] 빗물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물에 대해 40년 가량 공부한 이후 요새처럼 행복한 적이 없다. 목표가 있는 학문을 하고, 그 결과가 사회의 안전성과 인류의 미래에 당장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지식과 경험, 친구관계, 네트워크, 심지어는 시련을 포함해 어느 하나 빠짐없이 지금의 빗물을 확산시키기 위한 도움이 됐다.

빗물은 물관리 학문의 위치와 앞으로의 방향을 알려 주었다. 과학기술자적 지식 외에 사회적 책임이라든지 솔선수범, 사회 적용을 위한 연출과 기획 등의 필요성도 배웠다. 앞으로 남은 나의 열정과 시간 분배의 우선순위는 그것부터 정해질 것이다.

학문에도 유행과 전통이 있기 때문에 역사적인 배경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항상 모든 기술이 다 선진수준은 아니다. 특히 기후문제에 적응방법은 더욱 그렇다.

가장 혹독한 기후를 경험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잘 알려진 로마식의 물관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에 도전을 했다. 선진국에서 개도국에 제공하는 물관리는 제국주의 사상에 입각한 '먹튀식' 물관리이며, 이것으로는 선진국 자신은 물론, 전세계 물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

바람직한 물관리 철학도 제시했다. 강을 위주로 한 1차원 관리는 남을 고려하지 않은 나만을 위한 관리이다. 유역 전체를 고려한 2차원 물관리는 상하류 사람들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지하수위를 생각한 3차원 관리는 사람과 자연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장래의 운전비용과 안전성을 고려한 4차원 관리는 세대 간의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갈등을 없앤 모두가 행복한 물관리가 빗물관리로 가능하다는 것을 그려냈다. 그것을 스타시티에서 실현하여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모범이 됐다.

빗물은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해준다. 물 때문에 고통을 받는 아프리카에도 흙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빗물만 받으면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임금님표' 식수를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유엔기관에서 정한 새천년 목표(MDG)를 해결하기 위해 서양식의 방식으로 해결이 안 되는 것이 증명됐으니 그 대안으로 빗물관리에 의한 한국식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홍수와 가뭄의 피해는 빗물을 버리는 대신 모아서 잘 사용하는 '레인시티'로 줄일 수 있다. 대한민국이 그러한 레인시티의 확산의 본거지로서 전 세계적인 각광을 받고 있다. 레인시티를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의 홍익인간 철학을 알려주고, 세계 최초의 측우기를 소개하면서 그 바탕에 있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사상을 알려줄 수 있다.

최악의 자연조건에도 불구하고 금수강산을 이룬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철학적·기술적 전통을 갖춘 챔피언이었다. 앞으로도 그 철학에 첨단기술로 보완한다면 미래의 기후변화 시대의 물관리 챔피언이 될 수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람도 살리고 돈도 벌수 있다.

중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 실린 '지구를 살리는 빗물'을 공부한 학생들은 빗물관리나 기후변화에 관한 한 전 세계 학생들을 상대로 우리나라 철학과 기술의 우월성을 자랑할 수 있다. 그들이 커서 사회구성원이 되면 물관리에 대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갈등이 없는 물관리로 시작되는 세계 평화를 위해 '비(雨) 해피 바이러스'가 빨리 전파돼 모든 사람이 빗물로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그 중심에 우리의 젊은 청년들과 기업가들이 우뚝 서서 세계를 리드하기 바란다. 선조들 덕분으로 더 훌륭한 후손을 키울 수 있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다.

*이번 호를 끝으로 한무영 교수의 '빗물칼럼'을 마칩니다. 그 동안 좋은 글을 게재해주신 한 교수님과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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