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쿤 기후총회와 환경정의 그리고 무역전쟁
칸쿤 기후총회와 환경정의 그리고 무역전쟁
  • 조길영
  • 승인 2011.01.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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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 공학박사 /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 / 강원대 초빙교수 / 울산대 겸임교수
조길영 공학박사

[이투뉴스 /칼럼 ] 2010년 12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1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2020년까지 선진국들로부터 매년 1,000억 달러를 모금하여 개도국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칸쿤 합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국가별 모금액 할당을 비롯하여 구체적인 재원마련 방법에 대해서는 어떤 합의도 도출하지 못함으로써 ‘칸쿤 합의’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하게 됐다.

  ‘칸쿤 합의’ 도출에도 불구하고 제16차 당사국 총회는 제15차 코펜하겐 총회에 이어 또다시 다자협상에서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2012년 완료되는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포스트 교토 체제’를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2012년 교토의정서의 시한 완료와 함께 2013년부터는 구속적인 국가별 감축목표가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선진국의 감축목표와 감축방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가 1997년 12월에 채택됐다. 그간 13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후속 체제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둘러싼 기후변화 대응은 국가간 경제적 이해관계가 그 어떤 사안보다 크고 복잡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2011년 12월에 열릴 제17차 총회에서도 ‘포스트 교토체제’ 마련이 실패할 경우 당사국 총회라는 다자간협상테이블은 무역 당사국간 혹은 블록간 쌍무협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무역기구(WTO) 내에서의 다자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나라별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쌍무적 협상으로 전환되듯이 말이다. 따라서 온실가스는 새로운 무역전쟁의 불씨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상품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지키지 못할 경우 엄청난 ‘탄소관세’를 매기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실가스가 최대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것임은 자명하다.

  결론적으로 온실가스 배출과 감축에 대한 ‘역사적 책임과 차별화된 책임’의 원칙을 규정한 유엔기후변화협약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로써 글로벌 차원의 환경정의는 사라지고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치열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

  산업혁명 이후 축적된 대기권의 온실가스는 대부분 선진국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지금 이순간에도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대부분 품어내고 있다. 하지만 그 피해는 온실가스와 관계없는 저개발 국가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중국은 2009년에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약 74억톤을 배출함으로써 2위인 미국(59억톤)을 크게 추월했지만, 중국은 역사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고 특히 1인당 배출기준으로 미국의 4분의1에 불과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2010년 12월 6일 저먼워치(Germanwatch)와 유럽기후행동네트워크(CAN Europe)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1999년부터 20년 동안 14,000건의 기상재해로 65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2조1천억달러(2,420조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는데, 피해를 가장 많이 본 나라가 1위 방글라데시를 비롯하여 10위까지 모두 저개발국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기후변화의 원인이 90% 이상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에 있다”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의 제4차 보고서(2007년도)를 주목해야 한다. 기상이변, 즉 기후변화를 만든 나라들은 잘 사는 선진국들인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나라는 저개발 국가들이다. 기후범죄행위의 주범은 바로 선진국들이다. 따라서 환경정의 차원에서 선진국은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선진국 가운데서도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미국이 2001년 교토의정서를 일방적으로 탈퇴하는 등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무력화하는데 가장 앞장서고 있다.

  선진국들 가운데 어느 나라도 지난 칸쿤 총회에서 2013년 이후 이행할 구속적인 감축량을 내놓지 않았다. 내년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환경정의를 외칠 수 있는 다자간협상테이블은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온실가스는 격렬한 무역전쟁을 격발시킬 통제불능의 불씨가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 다소비 및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가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다. 철저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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