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公, 서울화력 지하화 최대 수혜
도시가스사 "이전문제 질질 끄는 게 상책"

[이투뉴스] 한국중부발전의 서울화력발전소(당인리발전소) 이전계획이 고양시의 반대로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가 이전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화력의 이전여부에 따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이 지역 도시가스 및 지역난방 사업자의 사업 시나리오에 변수가 생기기 때문이다.

서울화력발전소는 2014년 설비 노후로 수명이 다한 시설을 폐쇄하고 경기도 고양시 난지물재생센터 여유부지로 이전하도록 정부 방침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고양시의 반대 입장이 워낙 확고한데다 중부발전도 이전을 원치 않고 있어 진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등에 업고 서울화력 이전을 강하게 추진해왔던 강용석 의원(무소속, 마포을)이 지난해 성희롱 발언 파문으로 한나라당으로부터 제명되면서 동력을 잃었다는 평도 나온다.

중부발전은 인근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던 '서울화력 지하화'를 재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화력 지하화는 현 부지 지하 32m에 1000MW(500MW급 2기) 규모의 발전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부 방침은 변함이 없는데 고양시가 반대하고 있어 이전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비용을 고려해 이전하지 않고 계속 남았으면 하는 게 희망사항"이라고 밝혔다.

서울화력의 이전방침이 철회될 경우 설비 증설에 따라 향후 서울시에서 지역난방 혜택을 보는 세대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당인리 열원'을 이용해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역난방공사는 열 수급계약을 통해 서울화력으로부터 발전 배열을 받아 서울시 마포동, 여의도동, 반포동, 이촌동 일대 5만6000여세대에 난방열을 공급하고 있다.

지역난방 공급을 위해 1997년 열병합발전소로 개조된 서울화력은 현재 387.5MW의 발전용량과 시간당 387Gcal의 열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

서울화력은 시설폐쇄 후 설비확충을 통해 1000MW의 발전용량과 시간당 700Gcal의 열 공급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중부발전은 당초 서울화력 지하화 방안에 따라 약 13만세대가 지역난방 혜택을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인근에 재건축아파트 등 지역난방을 원하는 수요가가 많은데 현재 여건으로는 추가 공급이 어렵다"며 "서울화력을 지하화할 경우 설비용량이 늘어 우리로선 추가로 수요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지역 사업자인 서울도시가스는 서울화력 지하화로 수요가를 지역난방공사에 뺏기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서울도시가스는 고양시도 공급권역으로 두고 있어 이전 여부와 상관없이 '지역난방 확대 시나리오'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서울도시가스 관계자는 "서울화력 열 생산용량이 늘어나면 마포, 용산 등을 중심으로 보다 넓은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내심 이전문제를 질질 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