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효과 높아 매력적 시장으로 부상

[이투뉴스] 유럽 국가들이 에너지 효율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자 현지 은행들이 중국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이 재정위기에 빠진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 방안을 두고 고군분투하는 동안 한쪽에선 조용히 중국에 후한 조건으로 대출을 연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럽투자은행(EIB)은 5억 유로, 혹은 6억6800만 유로를 중국에 대출했으며, 이는 중국에서 재생에너지원 확대와 에너지 효율 상승을 위한 10억 유로(약 1조5000억원) 상당의 대출 패키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EU가 지난해 5월 유로화 안정을 위해 형성한 구제금융 기금 5000억 유로(약 850조원)에 비하면 작은 금액이지만 회원국이 아닌 중국 효율 산업에 돈을 빌려주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대출은 중국이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얼마나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달 초 호세 마뉴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EU 회원국 대표들에게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난해 2월 혁신과 에너지를 주제로 한 정상회담에서 각국에 확실한 행동을 취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바로소 회장은 지난달 2020년까지 법적 구속력을 갖고 에너지 효율을 20% 향상시키자는 유럽의회의 발의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해 자신의 말과는 상반된 행동을 보인 바 있다.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목표들이 이미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 의무화 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에너지 효율 향상 법제화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EU 차원의 더 엄격한 법적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효율 측정을 법적으로 실행하는 데 있어서 정부 관계자들은 종종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새로운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에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새로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에 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이유로 에너지 효율 촉진은 중국 등 개발도상국에서 추진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강력한 중앙 정부의 의지와 청정 발전과 산업 과정에 투자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크다고 판단해서다.

중국이 빌려간 대출금은 온실가스 배출 절감과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는데 주로 사용될 예정이다. 우한 철강이나 화학회사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허난, 하이난, 광둥 지역에서 풍력발전소 건설과 태양광 발전 조명 등에 자금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번 대출금은 6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은 연간 65억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  유럽투자은행 측은 배출 절감 부문에서 이번 대출이 가장 효율적인 형태가 될 것이며, 중국에서 다른 비슷한 사업을 촉진시키는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 회사들은 중국에서 에너지효율 장치를 설치하는 프로젝트 입찰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은행 측은 강조했다. 입찰을 따낸 회사들이 중국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대출금의 일부는 탄소 크레딧의 발생에 사용돼 유럽에 이득이 된다고 은행은 계산했다. 중국의 탄소 크레딧은 일반적으로 유럽 정부가 발행한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를 구입한 (유럽)국가들은 그들의 배출 목표를 보다 저렴하고 쉽게 달성할 수 있다.

필립 메이스태드 유럽투자은행장은 "온실가스 절감은 전세계적으로 고려돼야 하는 문제다"며 "중국 공장에서 뿜어져 나온 온실가스는 중국 국경 안에서만 머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1톤의 이산화탄소를 유럽에서 절감하는데 드는 비용은 중국에서 보다 30배 더 높다"며 "중국에서 배출을 줄이는게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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