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시가스 “취사용 연료 공급 중단” … 대전시, 중재 나서

지역난방을 도입한 대전 둔산지구가 취사용 도시가스의 공급 중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대전시에 따르면 둔산지구는 주민들의 지역난방 공급 요청에 따라 최근 대전열병합발전(주)이 열배관 공사를 완료하고 시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존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충남도시가스가 취사용 연료를 다른 연료로 바꿀 것을 요구하는 문서를 이 지역 아파트단지 1만1452가구에 발송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열병합발전과 충남도시가스는 이전부터 난방방식의 경제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이에 이번 둔산지구 도시가스 공급 중단 가능성이 불거지자 지역 주민들이 ‘난방 전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양사의 감정 대립이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시가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취사용으로만 도시가스를 공급하면 가구당 약 4300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고 경제성 논리에 의해 공급 중단 방침이 세워졌음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영업손실은 곧 가스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취사와 난방을 모두 도시가스로 해결하고 있는 타 지역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충남도시가스는 현재 취사용 연료 공급을 중단한다는 기본방침은 변함이 없으며, 대전시의 지원책이 마련되거나 주민들이 연료 전환을 선택할 때까지 일단 관망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전시는 도시가스 공급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충남도시가스에 대한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둔산지역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고 있다.

정경자 대전시 경제정책과장은 “충남도시가스측에 우선 공급 중단을 유보해줄 것을 요청했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불시에 도시가스가 끊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가스사와 주민들의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과장은 “주민들이 현재 취사용 도시가스 요금을 비싸게 적용하는 방안도 반대하고 LPG 등 대체연료로의 전환도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과장은 이어 “산업자원부에서 새로운 요금체계를 포함해 관련법령을 정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 개정이 이뤄지면 탈출구가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시는 또한 취사용 도시가스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용역연구를 진행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정도로 이번 사태에 고심하고 있다.

정과장은 “이런 갈등의 불씨가 사라질 때까지 당분간 지역난방으로 전환하는 지역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한편 대전열병합발전은 내달 초부터 둔산지구에 대한 열병합발전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