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16년 만에 겨울철 전력피크 발생, 전력수요 경신
전력 피크 시간대 이동…전기난방 부하 급증 원인

[이투뉴스] 전력 소비 패러다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피크 전력의 주범으로 에어컨을 꼽았다면 이제는 난방을 위한 전열기기들이 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전기는 싸고 편리하기 때문에 쉽게 사용할 수 있다"며 "전기는 이제 '따뜻한 겨울'을 위한 필수 요건이 됐다"고 말했다.

싸고 편리한 전기소비는 2008년 기준으로 2002년보다 38.3% 증가했다. 반면 석유 소비는 같은 기간 52.7% 감소했다.

그렇다면 현재의 전력 소비 패러다임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전력 피크, 여름 아닌 겨울에 발생=2009년에는 1993년 이후 16년만에 겨울철 전력피크(당해년도 12월~익년도 2월)가 여름철 피크(7~8월)를 넘어섰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 최대전력수요는 여름인 8월 17일 오후 12시에 발생했다. 5463만kW의 전력이 소비됐으며 그 해 겨울철 최대전력수요는 이보다 180만kW 적은 5445만kW를 기록했다.

겨울철 전력피크는 2010년 1월 13일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갱신했다. 6896만kW를 기록했으며 여름철에는 이보다 5751만kW 적은 6321만kW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겨울철 최대전력수요가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를 넘어섰다. 2010년 여름철 최대전력수요는 6988만kW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1년 1월 17일 발생한 최대전력수요는 7313만kW를 넘어섰다. 무려 3251만kW의 차이를 보였다.

양재석 전력거래소 경영선진화팀장은 “2009년을 기준으로 전력 피크의 시점이 달라지고 있다”며 “2009년 이전에는 피크치가 여름철에 발생했는데 2009년 이후부터는 겨울철에 사용하는 전력량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냉방부하 줄고 난방부하 급증=2007년부터 2009년까지 냉방부하는 점점 줄어 들고 있다. 반면 난방 부하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07년 냉방부하는 1431만kW에 달했다. 당시의 난방부하는 1341만kW에 그쳤다.

2008년의 냉방부하는 1314만kW를 기록, 난방부하는 1415만kW로 여름철 냉방부하 수치를 넘어섰다. 2009년도에도 난방부하가 냉방부하 수치를 뛰어 넘었다. 2009년 냉방부하는 1277만kW(20.2%), 난방부하는 1664만kW(24.1%)를 기록했다.

양 팀장은 “싸고 편리한 전열기기와 시스템 에어컨 증가로 난방용 전력 사용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전력 시간 변화=겨울철 최대전력수요가 발생하는 시간도 달라졌다. 양 팀장은 “과거에는 오후 10시~11시 사이에 최대전력수요를 기록했는데 최근에는 오전 11~12시, 오후 5~7시 사이에 전력 피크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기는 1차 에너지인 석탄이나 석유로 생산하고 생산된 전기가 열을 만들기 때문에 효율이 낮다”며 “등유나 가스보다 전기에 대한 요금 규제가 크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2년 대비 등유의 L당 가격은 123.6% 증가했다. 도시가스는 같은 기간 L당 28.0% 증가했으며 전력은 kWh당 5.8% 인상에 그쳤다.

양 팀장은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전력 소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전기 요금이 가장 저렴하다. 전기요금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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