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봉마다 고유 번호 인식해 낱개 교체 가능
순수 국내 기술 ‘X-Gen’ 프로젝트 연구 박차

▲한전원자력연료 직원이 연료봉 스크레치를 검사하고 있다.

[이투뉴스] 서울에서 출발해 자동차로 약 2시간을 달리면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가 나온다. 이곳에는 한전원자력연료와 더불어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원자력협력재단 등 다양한 원자력 기관들이 들어서 있다.

대덕연구단지 부지 가운데서도 가장 안 쪽에 들어선 한전원자력연료는 단지 입구에서도 10여분을 더 들어가야 한다.

다른 기관보다 두 배이상의 까다로운 출입절차를 거쳐 들어서면 입구 초입에서 한전원자력연료 본관과 연료생산공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국내에서 유일한 핵연료 설계ㆍ제조 전문회사다. 국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모든 원전에서 사용하는 경수로 및 중수로용 원자력연료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향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서도 이 곳에서 만든 연료를 사용한다.

▲ 소결체.

실제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이동을 위해 화학결합으로 만든 육불화우라늄(UF6)에서 불소(F)를 떼어낸 우라늄(U)만을 원료로 사용한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육불화우라늄에서 분리한 불소를 산소(O)를 결합해 이산화우라늄(UO₂)을 만들어 분쇄한뒤 압분과 소결의 과정을 거쳐 직경 8mm, 무게 5.2g의 소결체를 만든다. 이 소결체가 실제 연료가 되는 셈이다.

유조환 한전원자력연료 홍보협력팀 과장은 “소결체 1개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은 약 1800kW에 달하며 4인 가족 1가구가 8개월간 쓸 수 있는 양이다”며 “소결체는 가공을 통해 3.5m의 연료봉에 주입한 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경수로 원전의 모든 연료봉은 고유번호를 갖고 있다. 유 과장은 “연료봉마다 고유번호를 새기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연료봉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추적하기 위한 것이 대표적이다"라고 말했다.

▲ 연료봉.

우라늄을 연료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을 건조시키는 작업이다. 원자로 가동중에 연료봉 혹은 우라늄 펠렛에 수분이 함유돼 있으면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 과장은 “실제 원자력발전소에서는 연료봉 사용시 고온으로 가열을 하기 때문에 부피가 팽창할 수 있다”며 “만약 부피가 팽창하더라도 연료봉 내에 스프링과 헬륨가스를 주입했기 때문에 연료봉이 찌그러지거나 파괴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특별히 건조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연료 생산 공장 내에는 소규모 직원만 근무한다. 유 과장은 “연료를 만드는 전 과정은 사람보다 세밀한 작업이 가능한 로봇을 이용하고 있으며 연료봉을 이동시키는 과정이나 연료봉 탐상시험 등은 자동화공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전원자력연료는 내년께 순수 국내 기술로 원자력연료 완제품을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

유 과장은 “원천기술 개발 프로젝트인 X-Gen(엑스젠)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성공 시에는 해외에 국내 고유의 기술을 수출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다”며 “향후 2030년까지 세계 원전 시장의 20%를 점유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부응해 원자력연료 소요량 증대에 대비한 연구를 진행하고 효율적인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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