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지난달 서울 노원지역 주민들이 비싼 지역난방 요금 때문에 난방을 끊고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자 언론사들이 일제히 관련소식을 전했다.

유난히도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린 이번 겨울, 전력수급 문제와 함께 난방문제는 좋은 기삿거리였다. 난방문제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관련뉴스를 접하면서 한 가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같이 '서민'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피해상황이나 피상적인 문제만 다뤘을 뿐 문제의 근원을 짚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다른 지역에 비해 요금이 비싸다든지, 열 배관이 낡아 열 효율이 떨어진다든지 하는 부분이 언론이 주로 다룬 내용들이다. 물론 문제가 되는 사회현상을 다룬다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대부분 문제제기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실 좀 더 전문적인 시각으로 심층취재를 해야 할 전문매체조자 이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점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기자 역시 이 같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통감한다.

서울 노원과 목동 일대 지역난방 사업자는 SH공사로 서울시 집단에너지 사업 위탁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질적인 업무는 SH공사 산하기관인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이 맡고 있다.

서울시의 집단에너지 사업 수탁업체가 1980년대 중반 에너지관리공단에서 1999년 서울에너지, 2002년 SH공사로 바뀌면서 현재 사업단 소속도 계속 바뀌었다.

예산편성 및 집행, 인사 등 사업단의 경영업무를 서울시가 관여하다보니 서울시와 SH공사 눈치를 보느라 복잡한 태생만큼 조직 내부문제도 복잡하다.

신규투자 저조, 설비 노후화, 인력난, 인사적체 등 곪아 있는 문제들이 사업단의 숨통을 죄고 있는 형국이다. 요금체계 개선이나 폐열 활용 등을 통한 경비 절감 방안 마련도 물론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같은 문제 진단은 어렵지 않지만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이 없을 뿐 아니라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다.

서울시는 노원 지역난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주 중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선안에는 의정부 지역 소각열을 끌어온다거나 요금체계를 개선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를 개선해 효율을 높이고 2013년 공급예정인 마곡지구 열 공급설비 용량을 늘리는 등 연차계획을 수립, 중장기적으로 지역난방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당초 발표일보다 늦춰졌다는 후문이지만 서울시가 뒤늦게나마 개선안을 수립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하다. 땜질식 처방이 아닌 근복적인 개선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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