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자격>서 인지도 얻은 후 뮤지컬로 꿈키워

[이투뉴스] 막이 오르자 멋진 턱시도를 입은 청년이 등장한다. 관객들에게 몇가지 주의사항을 전달한 그는 모자를 벗고 인사를 건넨다.

순간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조금 전만해도 진지하게 주의사항을 전달하던 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민망한 대머리만 드러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 멀티맨을 담당하고 있는 최성원의 모습이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무려 1인 22역을 묵묵히 담당하는 그의 모습은 지난해 KBS <남자의 자격> '합창단'편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똑같다.

당시 그는 어딘가 어리숙하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배다혜 등과 함께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한박자 늦은 그의 율동은 많은 여성팬의 모성애를 자극했다.

지난 14일 대학로 연습장에서 만난 그는 첫인사에서 이랬다.

"TV에서 제가 박자 놓치는 모습이 나와 많은 분들이 저를 '박치'로 오인하시는데 제가 노래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그래도 뮤지컬 하는 데는 지장 없을 정도의 실력입니다."

실제로 만난 최성원은 <남자의 자격>을 통해 드러난 모습 그대로다. 순진하고 순수한 웃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죠. 능력이 안되는데 저를 좋게보셔서 오디션에 합격한 것 같아요. 그래도 기왕하는 거 진짜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올해 스물일곱살이 된 그는 이제 데뷔 2년차인 신인배우다. 질문 하나하나에 진지하게 대답하지만 때로는 수줍어 하는 모습에서 신인의 풋풋함이 느껴진다.

수줍은 많은 20대 청년이지만 무대위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넘치는 끼를 주체할 수 없어 무대 위를 방방 뛰어다닌다. 무대 위의 최성원과 무대 아래의 최성원이 전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사실 처음에는 연극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뮤지컬 <내 마음의 풍금>을 봤습니다. 이거다 싶었어요. 노래와 춤, 연기 모든 게 꿈만 같았고 무대 위의 배우처럼 되고 싶었습니다."

연극이건 뮤지컬이건 무대 위 연기는 모두 같다는 그가 롤모델로 꼽은 배우는 손현주다. 

"손현주 선배에겐 죄송한 말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엔 그분과 제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나지 않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발군의 연기력으로 캐릭터마다 전혀 다른 모습으로 소화하는 그 분을 보면 저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죠."

다른 신인들처럼 욕심도 있다. 그는 또다른 롤모델로 조승우를 꼽으면서 "뮤지컬, 영화 등 다방면에 활동하면서 활동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고에 있다는 게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그에게는 갈 길이 멀다. "처음 <김종욱 찾기> 오디션에 합격했을 때는 감격했습니다. 그리고 부담감이 엄습했죠.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아직 많이 부족하진 않을까?하는 걱정도 많았습니다."

<김종욱 찾기> 공연이 한창인 도중 '멀티맨' 최성원은 이번에는 바텐더로 분장해 무대에 올랐다. 발렌타인데이 특집으로 '키스타임'을 진행하는 그는 특유의 순진한 미소로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녹였다.

공연 후 축하인사를 받은 그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의미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화답했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