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구매 예산 70% 차지, 구매시기 및 단가는 기밀사항
발전사 경영평가와 직결, 실적 나쁜 직원 전출보내기도

[이투뉴스] 화력발전사들의 유연탄 구매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저열량탄 구매 경쟁은 더욱 치열한데 유연탄 구매단가나 유연탄 도입 시기는 회사 기밀에 부쳐질 정도다. 

A 발전사 관계자는 "한해 지출의 70% 가량을 연료를 구매하는 데 쓰는 만큼 유연탄을 저렴한 가격에 수입해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연료가 다 떨어질때까지 버티다가 국제 시장 가격이 떨어지는 시기에 맞춰 연료를 구매하는 발전사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부분의 발전소들이 저열량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거나 개조됐기 때문에 저열량탄 도입에 집중하고 있으며 다른 발전사의 구매 시기에 맞춰 따라 사거나 한다"고 말했다.

5개 발전사들은 지난 2001년 4월 전력산업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의 발전부분이 분할된 이후 개별적으로 유연탄을 구매해오고 있다.

B 발전사 관계자는 "2001년 이후 현재까지 연료를 개별적으로 구매하고 있는데 연료 구매는 경영평가와도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타 사업자보다 유연탄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것에 관심이 높다"며 "특히 최근에는 설비 개선으로 저열량탄을 사용할 수 있는 설비가 많아져 고열량탄보다 상대적으로 싼 저열량탄을 구매해 고열량탄과 혼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산 저열량탄 구매에 발전5사들이 뛰어들고 있는데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C 발전사 관계자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C 발전사 관계자는 "발전사 사장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이 연료 구매 부분"이라며 "실적이 부진한 담당자는 팀장에게 매우 심한 질책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연료를 타 발전사보다 비싸게 도입할 경우에는 추후 지방으로 보직 발령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A 발전사 관계자는 "5개 발전사의 구매 단가를 비교한 데이터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이 데이터를 보고 연료팀에서 연료 구매 담당 업무를 보던 직원이 지방 발전소로 보직 이동됐다고 한다" 며 "유연탄 구매는 도입 시기나 구매량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실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 같은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발전소 간 경쟁은 연료 구매 때 가장 치열하다" 며 "대부분의 발전소는 연료를 수입하지 않아도 일주일간 가동할 수 있는 여력을 남겨 놓거나 항구 등에 쌓아놓는데 어떤 발전사는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오히려 국제 시장 가격이 높아졌을 때 구매해 낭패를 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발전사들이 연료 구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구매 시기 등에 따라 연료의 평균 단가가 7.31달러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

주승용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유연탄을 구매한다면 발전사들은 2009년 기준 모두 1조75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발전연료비용은 곧바로 전기요금으로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저렴한 비용으로 연료를 수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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