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저장장치 개발 안되면 계통연결 안돼"
대규모 전력 저장장치 개발이 사업 성패 좌우

[이투뉴스] 스마트그리드 도입 시 신재생에너지 전원을 저장할 수 있는 전력 저장장치가 개발되지 않으면 신재생에너지 전원 활약이 미비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돼 주목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스마트그리드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분야가 신재생에너지"라며 "정부에서 RPS(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적극 권유하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 전원이 5% 이상이 될 경우 출력 변동이 심해 전력 계통에 연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등의 신재생에너지 발전기는 날씨에 따라 가동 상황이 수시로 바뀌는 데다 억지로 전력 계통에 연결할 경우 전력거래소가 유지하고 있는 출력이 기준 출력 이하로 떨어져 전력 품질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것.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2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건설 계획은 전체 발전량의 8.9%인 5만4467GWh에 달한다. 이 가운데 출력 변동이 심한 풍력발전은 8974MW, 태양광발전은 4227.8MW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는 건설 후 바로 계통에 연결시키기 때문에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실제 건설되는 설비는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까지 개발된 신재생에너지 전원은 전체 전력계통에 차질을 빚는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전력을 생산하면 바로 계통에 연결하고 전력거래소가 따로 관리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발전이나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출력이 일정치 않은 신재생에너지 전원을 계통에 연결할 경우 전력 품질이 떨어진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우리나라는 60Hz의 주파수에 맞추고 ±0.2Hz의 변동을 허용하고 있다"며 "±0.2Hz를 벗어날 경우 고품질의 전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산업 등에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슈퍼 커패시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저장장치가 떠오르고 있다.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에 따르면 2012년까지는 소규모 전력저장장치 운용 기술을 개발하고 MW급 신재생에너지 전력저장장치는 2013년부터 개발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020년까지 모두 58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스마트그리드사업단 관계자는 "국가단위 스마트그리드 로드맵에 따라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2013년부터 대규모 전력저장장치 기술이 개발될 것"이라며 "2017년부터는 수백MW급 전력저장장치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3V까지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핸드폰이나 노트북, 전기자동차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소규모 저장장치지만 이는 세계 최대 용량이다.

국내 최대 용량 기술을 보유한 비나텍(대표 성도경)은 전주 친환경 첨단복합산업단지 안에 슈퍼 커패시터 제조공장을 짓고 3V급 슈퍼 커패시터는 물론 2.3V, 2.5V, 2.7V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상식 비나텍 부장은 "세계적으로 비나텍이 슈퍼 커패시터 분야에서는 가장 큰 용량을 보유했다"며 "2006년부터 5년간 개발했으며 슈퍼 커패시터 공장이 완료되는 대로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력 저장장치 기술이 미비함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은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키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전체 발전원 중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20년까지 20%, 2050년까지 50%로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초 스마트그리드 국가 로드맵을 통해 2012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전체 발전량 가운데 3.1%까지 확대하고 2020년까지는 6.1%, 2030년께는 11%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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