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사고는 GS칼텍스, 2차 사고는 한전 기기 고장
불과 1초 사이에 2개 선로 모두 차단

[이투뉴스] 지난 1월 17일 약 707억원의 재산피해를 야기한 여수산단 정전사고는 GS칼텍스와 한국전력이 소유한 기기가 연이어 고장났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식경제부는 사고가 발생한 17일 지식경제부 전기위원회 위원장인 오태규 박사를 중심으로 전력거래소,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12명의 정부 합동조사단을 꾸려 18일부터 나흘간 사고에 대한 정밀 점검을 벌였다.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GS칼텍스의 거리계전기와 한국전력의 모선보호계전기가 불과 1초 사이에 연이어 고장났으며 이로 인해 154kV급 송전선로에 연결된 2개 선로의 전력 공급이 모두 차단돼 발생했다.

이 사고로 GS칼텍스 등 26개 업체가 순간전압강하의 영향을 받았으며 GS칼텍스, LG화학SM, 산남석유화학 등 3개 업체는 약 23분간 정전됐다.

지경부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9분께 여수화력변전소 내의 가스절연개폐기와 지중케이블을 연결하는 종단접속함(EB-G) 내부가 고장났다.

이 고장은 전류가 대지로 흐르는 지락 고장으로 고장이 발생한 뒤인 0.066초 후 보호계전기가 작동돼 고장 구간이 정상적으로 분리됐다.

하지만 1차 지락고장과 무관한 GS칼텍스의 거리계전기가 오작동됐고 이로인해 GS칼텍스로 이어지는 송전선로 2회선 중 1회선의 전력 공급이 곧바로 차단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여수화력변전소에는 154kV급 전력이 송전되고 있으며 모두 2개 회선으로 전력이 공급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GS칼텍스의 거리계전기가 고장나 1개 선로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적으로라면 GS칼텍스의 거리계전기 고장으로 1개의 송전선로가 차단되더라도 나머지 1개의 선로로 전력이 공급되야 한다. 하지만 1차 지락 고장이 발생했던 장소에서 2차 지락 고장이 발생했고 이어 한전이 소유한 여수화력 변전소 내 모선보호계전기마저 오작동 돼 남아있던 1개의 선로마저 전력 공급을 차단하게 된 것.

이병율 지경부 전력계통과 사무관은 "이 사고는 불과 1초 사이에 발생한 것"이라며 "이처럼 2개 선로가 1초도 안되는 짧은 시기에 동시에 고장난 것은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로 공급되는 전력이 모두 차단됨에 따라 GS칼텍스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LG화학SM공장과 삼남석유화학도 동시에 정전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두 차례에 걸친 지락 고장으로 순간적으로 전압이 떨어졌고 저전압현상으로 인근 전력계통에도 차질을 빚어 순간전압강하에 민감한 공장 내 일부 기기들이 정지됐다.

지경부에 따르면 GS칼텍스의 지락 고장은 종단 접속함 내부의 에폭시부싱의 절연파괴에 의한 것이며 한전의 모선보호계전기는 종단접속함 2차 지락 고장 시 모선 내부의 비정상적인 전류유도 현상으로 빚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지경부 관계자는 "여수산단 정전사고의 원인별 대책을 수립하는 등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이를 위해 종단접속함 내부 절연파괴 원인을 감시하는 체계를 강화하고 온라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각종 보호설비의 동작 시간을 조정하고 차동전류계전기 등의 보호설비를 구축해 이중 보호할 예정이다.

장효정 기자 hy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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