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것에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정부의 역할도 있지만 에너지 절감이 중요한 요소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81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름값이 오르는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기름을 적게 쓰는 방법 뿐이라는 것이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소요사태로 기름값은 연일 오르고 있지만 정부와 업계는 서로 ‘네탓’을 외치며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기름값이 묘하다’며 정유사로 공을 떠념겼지만 정유사는 ‘박리다매 산업’이라며 값을 내리기 힘들다고 항변한다. 시민단체와 국민들은 세금이 기름값의 절반을 차지한다며 이를 내려달라 외치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다.

사실 유류세를 내리지 않는 정부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일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 기름값에서 알 수 있듯 이제 값싼 기름을 쓸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입을 모은다.

어쨌든 석유는 한정된 자원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고갈된다. 값이 오르는건 당연하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제 기름을 아껴쓰는 생활에 몸을 맞춰야 할 때가 왔다.

정부가 세금을 높여서라도 석유 소비를 억제하려는 정책은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이 같은 뜻이 통했는지 최근 도로에 차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서울시내 상습 정체구간의 하루 평균 교통량은 1년 전에 비해 1만대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출근시간대 남산터널을 이용한 차량의 총 통행량은 24만60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6만1047대)보다 1만5000대 이상 줄었다. 퇴근시간대에는 2만대 이상 감소했다.

같은기간 출근시간대 경부고속도로 서울영업소를 통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유입된 차량 대수는 18만37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3714대)보다 1만대 이상 줄었다.

고유가 탓에 자가용을 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고무적 측면은 반갑지만 정작 정부의 '갈팡질팡' 고유가 대응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정부는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석유제품의 유통구조를 비롯한 기름값을 잡기 위해 지난 1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이 TF가 문제다. 2개월이 지나도록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채 지지부진하고 있다. 오히려 TF도 못잡는 기름값을 잡겠다며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은 기름 아껴쓰자는데 주무부처는 여론을 의식해 세금을 내려 석유 소비를 정상화 하려는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정책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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