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 대비 10미터 높이에 원전건설…안전장치 확보
정유시설·석유비축탱크, 美 기준 내진설계 기준 맞춰 건설

[이투뉴스] 지난 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리히터규모 9.0의 강진과 쓰나미로 인한 원전사고로 전력 공급이 끊기고 방사선이 누출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또 정유시설 가동이 중단되면서 석유수급에도 큰 차질이 생기며 이른바 ‘에너지대란’을 겪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발생한 이 같은 사고를 ‘강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밖에 없는 우리 국민들은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한국에서도 지진이 발생하면 일본과 같은 에너지대란이 올 것인가.

◇정유시설 7.0 지진에도 석유수급 이상 無

국내 정유사의 각종 시설물은 모두 내진설계가 돼있다.

현대오일뱅크, SK이노베이션 등에 따르면 원유 정제시설, 고도화시설 등 각종 정유시설은 리히터규모 6.0~7.0에도 견딜 수 있도록 건설돼 있다.

지진이 감지될 경우 가스누출 등을 예방하고, 인명 대피 등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가상 대비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석유비축시설인 한국석유공사의 지상탱크와 지하공동도 각각 미국의 내진설계기준 특등급과 1등급을 적용해 건설했다. 특등급은 리히터규모 7.0, 1등급은 6.0까지 견딜 수 있다.

특히 지하 저장시설은 지하 60미터 깊이에 보관되기 때문에 지진강도가 지상에 비해 절반에서 3분의 1가량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할 경우 기상청으로부터 통제실 컴퓨터, 직원들의 휴대폰 SMS, 이메일 등을 통해 즉시 지진위험 통지경보가 긴급수신된다.

긴급조치 시나리오에 따라 지진 규모별·단계별 조치를 취하며,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유지한다.

◇국내 원전, ‘쓰나미보다 높은’ 지상 10미터 부지에 건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리원전 1, 2호기, 월성원전 1, 2호기를 비롯한 모든 원전은 리히터규모 6.5의 지진이 원전부지에서 발생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신고리원전 등에 건설 중인 수출형 원전모델인 APR1400은 리히터규모 7.0에도 끄떡없다.

또 원전은 건설부지를 결정하기 전 사전에 지반조사를 실시해 과거 지진발생여부와 단층 등을 파악해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에 건설한다.

일본의 경우도 강력한 내진설계로 리히터규모 9.0의 강진에도 큰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은 최대높이 1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쓰나미가 해안을 강타하면서 전력공급이 끊겨 냉각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지금의 원전사고로 이어졌다.

현재 가동중인 21기가 모두 바닷가에 위치한 국내 원전은 쓰나미로부터 안전할까.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리원전 1, 2호기를 제외한 19기는 쓰나미로부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발전소 높이를 지표면으로부터 7.2~12미터 높이에 건설했다.

고리 1, 2호기도 쓰나미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원전 앞에 바닷물이 넘어오지 못하게 방파제 역할을 하는 7.5미터 높이의 호안방벽을 설치했다.

◇송전탑, 설계풍하중 지진보다 2~3배 커…내진설계 불필요

화력발전소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국내 화력발전소도 2009년 발표된 건축구조설계기준(KBC)을 기준으로 리히터규모 5.9~6.4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실시한다.

지진이 발생하면 비상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응하며, 평시에도 이에 대비한 훈련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각 가정으로 공급하는 송변전설비도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송전철탑과 배전전주는 설계풍하중이 지진하중보다 2~3배 크기 때문에 별도의 내진설계 없이도 리히터규모 5.6~6.3까지 견딜 수 있다.

변전소 건물도 건축법에 의해 리히터규모 6.4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다.

한전 관계자는 “1992년 이전에 건설돼 내진설계가 안된 224개 변전소 건물은 지난해 11월부터 내진보강공사를 시작해 2013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성수 기자 anthony@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