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이재욱 발행인
[이투뉴스 / 사설] 일본발 원자력발전소 공포가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가장 가까운 우리나라로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더욱이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원자력발전 비중도 높다. 전기생산량의 44%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공포는 설계 범위를 크게 벗어난 지진에다 상상을 초월하는 쓰나미가 초래한 것이다. 아직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원전을 관리하는 측면의 잘못이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인류가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초유의 대형 사건이라는데 심각성이 크다.

원자력발전은 르네상스를 맞았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그간 전세계의 에너지 대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화석연료가 점차 고갈되는데다 부산물로 나오는 온실가스가 지구를 점점 더 오염시키는데 기인한다. 따라서 원자력을 거의 포기하려던 유럽연합(EU)에서 조차 원자력을 다시 용인하려는 분위기가 일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원자력발전에 다시 심혈을 기울이려는 형국.

그러나 이번 일본의 원전 참사로 분위기가 일변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오래된 원자력발전소를 계획대로 폐기하겠다고 나섰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추가적인 원전 건설에 나섰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서 원자력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에서도 환경단체들이 원전 정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나섰다. 국회에서도 현행 에너지정책을 되돌아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화석연료는 고갈되고, 값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쉽사리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신재생에너지 육성이 궁극적인 방안이라는 걸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실제 갈 길은 간단하지 않다.

아직은 기술개발 미진 등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단가는 엄청나게 높다. 반면에 원자력은 전기생산 단가가 가장 싸다. 당연히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대안으로 원자력이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장 원전을 없애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 앞에서 인류는 서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이유로 일본의 원전 참사를 계기로 원전의 안전성을 대폭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기 속에서 기회가 있다. 대형참사를 당한 일본에게는 가슴아픈 일이지만 우리는 이번 사고를 통해 그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을 파악, 원전의 안전성에 관해 하나하나 따져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게 사실이다.

우리나라 원전은 일본의 이번 사고 원자로와는 다른 방식이라고 주장하기에 앞서 예상가능한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고 안전성을 몇배 더 격상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후쿠시마 원전참사의 교훈이다. 인류는 위험 속에서 역사를 한단계 더 발전시켜오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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