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종호 한국가스공사 자원개발본부장]
"북극권서 자원생산·배관사업 경험 쌓아 러시아 진출"

[이투뉴스] 2017년 천연가스 자주개발률 25%(약 850만톤) 달성을 위한 한국가스공사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가스공사는 현재 4개의 천연가스 탐사 프로젝트, 7개 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3개 천연가스 생산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고 있다. 그 가운데 지난해 이라크에서만 4개의 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후 가스공사가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은 북극권과 아프리카 등이다. 미개발 지역으로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곳이지만 가스공사를 비롯해 많은 글로벌 자원개발 전문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가스공사는 이들 지역에서 자원 개발 및 생산, PNG(파이프라인으로 수송하는 천연가스) 운영 노하우를 습득, 향후 러시아 지역으로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종호 가스공사 신임 자원개발본부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향후에는 러시아에 반드시 들어가 시베리아 등지에서 자원을 들여와야 한다"며 "캐나다, 북극에서 자원생산 및 배관사업 등 경험을 쌓아 러시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는 러시아 천연가스의 PNG 도입안과 관련, "설령 가능성이 매우 작더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배관으로 천연가스를 도입할 수 있어야만 다른 천연가스 생산국에서 함부로 비싸게 팔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로선 놓치기 아까운 카드"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글로벌 에너지 이슈에서 천연가스 분야가 점하는 위상과 중요성은 어떠한가.

▶최근 중동지역 민주화 도미노의 여파로 인한 국제 정세의 불안과 유가급등 사태로 인해 천연가스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원전 사태가 발생하면서 향후 발전연료로서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히 생산되고 있는 비전통가스의 영향으로 천연가스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서 더욱 각광받게 되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몰아치듯 해외 유·가스전 수주행진을 벌였다. 특히 지난해 이라크에서 큰 성과를 보였는데 주효했던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 공사는 막대한 양의 자원 매장량에도 불구하고 오랜 전쟁으로 인해 개발이 지연돼온 이라크 사업을 메이저들과 경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판단했다.

ENI, 가스프롬, Kazmunaigas 등 유수의 자원개발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2년간 600여일에 달하는 현지 출장, 현지 법인 조기 설립을 통한 현지화 전략, 현지 정부기관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통해 자원개발 분야의 후발주자로서 갖는 약점을 극복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간 가스공사가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공과를 짚어본다면.

▶이라크에서 1, 2차 입찰을 통해 주바이르, 바드라 유전을 확보한 데 이어 3차 입찰에서도 만수리야 가스전과 아카스 가스전을 수주하는 등 이라크 입찰 참여사 중 가장 많은 4개의 유·가스전을 학보하는 쾌거를 올렸다.

특히 아카스전은 공사 최초로 운영사로 참여하는 사업으로서 가스공사 자원개발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장기 에너지원의 다변화를 위해 미래 에너지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비전통가스 사업에 국내 최초로 진출했다. 지난해 2월 북미 유수의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캐나다 엔카나와 손잡고 50대50 공동 투자·운영을 통한 비전통가스 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북극 진출을 위해 캐나다 MGM과 북극권에 위치한 우미악 가스전 개발사업에 참여해 향후 북극 지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놓는 데 성공했다. 북극 지역은 연간 세계 총 소비량의 8.6배에 달하는 막대한 에너지 자원이 매장돼 있어 지하자원의 보고로 부상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최대 LNG 구매력을 활용해 호주 글래드스톤 LNG사업 및 인도네시아 DS LNG사업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의 단순 LNG 구매에서 벗어나 가스전 개발부터 액화플랜트 건설·운영, 수송 및 판매에 이르는 LNG사업 상·하류 전 밸류체인을 포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가스공사는 2005년에야 본격적으로 자원개발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로서 해외 메이저사와 비교하면 거의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열악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향후에도 지금까지와 같은 열정으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하며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면 머잖아 세계적인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최근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이 밝혔던 것처럼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자주개발률을 높이는 데 해외 유·가스전에 대한 지분 참여 부분이 컸다는 점에서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오일 메이저들이 이미 전 세계 대부분의 유·가스전을 선점하고 있고 중국과 인도 등의 국가 주도 공기업들이 압도적인 자금력을 앞세워 세계적인 규모의 자원을 '싹쓸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적으로 자금과 기술 등 여러 면에서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지만 정부의 확고한 자원 확보 의지와 가스공사가 그동안 쌓아온 네임밸류 및 E&P 역량 강화전략이 시너지를 낸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비전통가스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정부와 가스공사도 이 부분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어느 지역을 전략적 지역으로 삼고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지.

▶가스공사는 지난 2009년부터 매장량이 전통가스에 비해 5배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전통가스 사업 진출을 타진해왔다. 현재 북미와 호주, 몽골 등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사업으로부터 사업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뒤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중국과 유럽에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주강수 사장이 강조하고 있는 것처럼 북극권과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중동 지역에 편중된 LNG 도입선을 다변화하고 자원개발의 불모지인 북극 등지로의 전략 거점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기존 중동 지역은 무론 CIS 지역, 대양주, 중남미, 아프리카, 북극권 등지에서 자원보유국별 특성과 니즈에 기반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극권은 수천억배럴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보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일단 어떻게든 개발권에 들어가야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캐나다 우미악 가스전 개발사업에 공동참여사로 들어갔다. 아프리카도 자원 쪽으로 보면 굉장히 유망한 곳이다.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보고 틈새를 공략해야 한다.

-가스공사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향후 해외 메이저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남은 과제는 무엇이며 복안이 있다면.

▶가스공사는 단일회사로서는 세계 최대의 LNG 구매력과 20여년에 걸친 세계 최대 규모의 LNG 터미널 운영경험 및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라크, 호주, 북중미 사업 등을 통해 E&P 사업 및 플랜트 독자운영 능력을 배양해 나가고 있다. 또 천연가스 탐사, 개발, 생산, 수송, 판매에 이르는 자원개발 수직일관체제를 구축하고 에너지원을 다원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2020년까지 3억3000만톤(석유환산 28억배럴)의 천연가스 확보, 세계 에너지 기업 30위권이라는 비전과 목표를 향해 매진할 것이며 에너지 생산, 분배 시장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이자 사랑받는 국민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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