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보고서 통해 지열산업 부상 전망

[이투뉴스] '온천의 나라' 일본이 지열을 에너지로 이용해 원자력을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향후 10년간 계획된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대체할 지열에너지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과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많은 지열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에너지 믹스(Energy Mix)에서 지열이 차지하는 비율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지열을 온천자원으로만 이용하고 있을 뿐 발전용 활용은 0.3%에 그치고 있다.

지열 잠재량만 23.5GW에 달하지만 일단 지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미지근하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복구와 향후 13개 원전건설 계획에만 관심이 쏠려있다는 지적이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를 비롯해 아시아의 지열 자원은 세계 최대 규모다.

그러나 제한된 정부 정책과 낮은 자금 투자로 지열 개발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전체 지열 자원의 40%를 보유하고 있으나 자원의 4%만이 이용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이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재고려함으로써 지열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원자력 산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면 에너지 믹스에서 원자력 발전 비율을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112개 원전이 아시아 6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64개 원전건설이 예정돼 있다.

홍콩 자산 매니지먼트사 엔바이론멘탈 인베스트먼트 서비스 아시아의 제프리 힝스 부장은 "일본 뿐 아니라 다른 많은 국가들은 원자력 사용 비율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며 "이번 원전 사고로 재생에너지가 재조명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지열을 대체에너지로 관심을 갖기 시작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지열에 대한 주목은 일본 제조기업들에게 실익을 안겨다 줄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씨와 도시바, 후지 일렉트릭은 세계 지열 산업에서 스팀 터빈과 파워 기어의 70%를 공급하는 지열 장비 선두주자들이다.

지열 스팀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필립스 에너지 디벨롭먼트와 호주의 패넉스 지오써멀(Panax Geothermal)도 사업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컨택트 에너지(Contact Energy)와 호주의 오리진 에너지(Origin Energy), 일본의 이데미츠 코산(Idemitsu Kosan)은 지열 분야에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열은 풍력이나 태양광과 달리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어,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다.

지열 사업 개발에 드는 비용은 지질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석탄보다 저렴한 편이다. 일단 지열 자원이 확인되고 발전소가 건설되면 에너지원에 대한 추가 비용이 없는 셈이다.

◆투자비 높은 만큼 위험부담도 커

지구의 지각 1만미터 이내의 열은 세계 원유와 천연가스를 모두 합친 것보다 5만배 이상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그 열을 찾고 개발만 하면 무료다. 그러나 지열을 개발하는데까지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

20MW급 지열 발전소는 초기 700만달러가 필요하고, 땅을 뚫는데 2000~4000만달러가 든다. 지열 사업은 원유나 석탄 채굴 사업과 비슷해 채굴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자원 규모를 알기도 어렵다.

자원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투자금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1MW의 지열을 뽑아내는데 350만달러가 필요하다면 석탄은 120만달러가 투입된다.

또 지열 자원을 발견하고 상업화 단계로 전력을 발전하는데까지 5~7년이 소요된다. 반면 풍력과 태양광 발전소는 보통 12~18개월 걸린다. 높은 투자금과 더불어 자금 회수까지 걸리는 시간 때문에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힝스 부장은 "지열은 정부의 지원 정책이 꼭 필요하다"며 "회사가 최소 10년간 한 나라에서 (지열 발전소를) 제조하고, 건설,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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