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규제 강화로 그린십 부가가치 상승
LNG추진선·밸러스트수 처리장치 등 개발 경쟁

▲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도크 전경

[이투뉴스] 친환경 선박 개발을 위한 조선업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오염 및 대기오염 방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선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조선업계는 당장 올해부터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기존 kWh당 17.0g에서 14.4g 이하로 줄이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등 강화된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정부도 이 같은 세계적 추세에 따라 친환경 선박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어서 업계로선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정부예산 1940억원과 민간투자 1060억원 등 모두 3000억원을 투입해 환경규제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월 LNG를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대한 ‘벙커링 시스템 연구 및 사업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조선 3사는 LNG 추진선의 설계 및 제작기술 개발, 벙커링 수요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가스공사는 LNG 추진선의 벙커링에 대한 안전성, 경제성, 기술사항 등에 관한 연구를 통해 실제 선박 운용을 위한 자료 수집 및 관련 법규 제정 등을 지원하게 된다.

▲ 현대중공업은 올 초 세계 최초로 밸러스트 수 처리장치를 장착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이미 LNG 추진선에 대한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하며 앞서 나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에는 DNV(노르웨이 선급협회)을 통해 상용화에 대한 검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LNG 추진선은 중유나 디젤 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기존 선박에 비해 이산화황과 미세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질소산화물은 85~90% 이상, 온실가스는 15~20% 이상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중공업은 2008년부터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엔진, 밸러스트 수 처리 시스템, 전기추진 LNG선 등 친환경 선박 개발에 앞장서왔다.

지난해 5월 현대중공업은 최대 1만3000마력의 출력을 낼 수 있는 가스엔진 '힘센 H35G'를 개발했다. 이는 선박 추진은 물론 육·해상 발전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특히 적은 연료로 최고의 효율을 발휘할 수 있는 첨단 린번(Lean Burn) 기술을 적용, 디젤엔진보다 CO₂ 배출량을 20% 이상 줄였으며 유해 배기가스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97% 이상 저감했다. 엔진 성능도 47% 이상 향상됐다.

지난 1월에는 초대형 원유운반선으로는 최초로 바다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한 '밸러스트 수 처리장치'도 장착했다. 밸러스트 수는 선박의 좌우 균형을 유지하고 최적의 속도와 효율을 내기 위해 밸러스트 탱크에 채우는 해양수를 의미한다.

▲ 이영만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해 덴마크 만디젤 본사를 방문, 새 선박 엔진 추진 시스템 개발과 관련해 만디젤 측과 협의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고압 천연가스를 주연료로 하는 선박용 추진 시스템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덴마크 만디젤사가 개발한 가스분사식(ME-GI) 엔진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을 선박에 적용할 경우 동급 출력의 디젤 엔진에 비해 CO₂는 23%, 질소산화물(NOx)은 13%, 황산화물(SOx)은 최대 92%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만4000TEU급 컨테이너 운반선에 적용하면 연간 1200만달러 이상의 연료절감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말까지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를 거친 후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와 공동으로 3MW 이하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보조동력으로 사용될 이 연료전지는 디젤엔진보다 발전효율이 5% 이상 높고 20년간 운항할 경우 6000만달러의 연료비 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원유생산 설비인 fpu 1기와 동남아 선주로부터 풍력발전기 설치선 1척을 8억달러 규모에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까지 친환경 선박 건조 기술개발에 5000억원을 투입하고 관련특허도 1000건을 획득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중공업이 자체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1만5000톤급 유조선이 건조돼 25년간 운항한 뒤 폐기될 때까지 배출되는 탄소 총량은 약 117만톤. 이 가운데 98%가 운항 단계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의 운항단계에서 CO₂ 배출을 줄이고 운항 효율을 높이는 고효율·친환경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특히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화된 선형 설계, 폐열회수장치, 저온연소 등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각종 신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개발한 LNG 재기화 선박은 지난해 덴마크에서 개최된 '그린십 테크놀러지'에서 세계 최고의 친환경 선박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존 LNG선과 달리 액체 상태로 운송한 LNG를 해상에서 다시 기화시켜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친환경 재기화 기술이 적용됐으며 선형 계량과 전기 엔진추진 방식을 사용해 기존 증기추진 대비 연비도 약 30% 개선했다.

STX조선해양도 LNG 추진선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영국 로이드선급협회와 LNG 추진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LNG의 유해 위험성 평가 및 LNG 추진 시스템에 대한 국제적 규정 등 관련 법규를 검토할 계획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초대형 유조선(VLCC)을 개발했다. 이 VLCC는 저진동 추진기 프로펠러, 폐열회수장치(WHRS) 등을 적용,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취약점인 에너지효율 설계지수(1톤의 화물을 1해상 마일 운송시 발생하는 CO₂ 배출량)를 크게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폐열회수장치는 엔진 폐열 뿐만 아니라 선박 보일러에서 나오는 증기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재사용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기존 VLCC에 비해 CO₂ 배출량을 7% 감소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균 기자 kk9640@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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