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미얀마의 풍부한  천연자원 확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민주화를 촉구하는 서방세계의 경제제재 조치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는 천연가스와 석유 등 에너지 자원과 보석원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해 이를 서로 차지하려는 외국계 회사와 바이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년들어 미얀마의 무역거래량과 외국자본 유치액이 크게 늘고 있다.

   
◆ 풍부한 천연자원
   
미얀마의 풍부한 천연자원 가운데 첫손에 꼽는 것은 천연가스와 석유.

   
미얀마는 3개의 거대 해상광구와 19개의 연안광구에서 천연가스와 석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안과 해상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89조7220억 입방피트(TCF)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원유 매장량도 32억 배럴에 이른다.

   
미얀마의 천연가스와 석유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국가는 호주,  영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인도, 한국, 말레이시아, 태국 등이다.

   
이에 못지 않게 아시아 각국과 심지어 서방세계까지 눈독을 들이는 것은 보석원석. 미얀마는 루비, 사파이어, 옥의 최대 원산지 가운데 한 곳이기 때문이다.

   
미얀마 정부가 19일부터 10일간 양곤에서 벌이고 있는 보석원석 경매시장에  중국,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지에서 온 보석 바이어 1500명이 몰려들었다. 이 중에는 경제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에서 온 상인들도  끼어들어 치열한 구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얀마 국영 보석회사의 타인 스웨 전무는 "이번 보석 경매시장에서 옥  4237개, 비취 468개, 진주 291개의 원석 무더기 등 모두 7540만 달러 어치가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바이어들은 미 행정부가 경제제재 조치의 하나로 달러화의 미얀마 송금을 금지하자 유로화로 환전해 경매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EU 회원국의 바이어들은 보석 구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경제제재 조치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 수출입ㆍ외자유치 호조
   
이같은 풍부한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경제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얀마의 무역 거래량과 외국자본 유치가 큰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5~2006 회계연도 무역거래액은 총 55억3000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3%가 증가했으며, 이중 수출액은 35억5000만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22%나 급증했다. 미얀마 회계연도는 매년 4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다.

   
미얀마의 주 수출대상국은 태국, 수입국은 싱가포르이며 수출품목은 천연가스와 농.수산품, 수입품은 섬유와 기계 부품 및 철강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2005~2006 회계연도의 외자 유치액 역시 전년도(1억5800만 달러)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늘어난 60억7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자본 투자액의 절반 이상은 인근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국가별로는 태국, 인도, 중국 순이다.투자액은 주로 전력생산을 위한 댐  건설과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민주화 운동과 경제제재
   
미얀마 군사정권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치 여사 등 양심수 석방을 위한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돼 서명자 수가 40만명을 넘어서는 등 민주화 운동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88 세대 학생' 단체는 23일 "민주화 인사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이 지난 4일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서명자 수가 전국적으로 4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88세대 학생'은 지난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학생 단체다.

   
이 단체가 요구하는 석방 대상 민주화 인사는 아웅산 수치 여사와 쿤  흐툰  우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지도자를 비롯, 최근 체포된 민 코 나잉, 코 코 기이,  흐타이 키웨, 민 제야, 피욘 초 등 최근 다시 체포된 학생 지도자들이다. 이 5명의 학생 지도자는 군사정권에 대항해 민주화 운동을 이끈 핵심 인물들로 8~16년간 복역한 뒤 풀려났었다. 이밖에도 미얀마에는 1100명이 넘는 양심수들이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88세대 학생' 단체는 이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명운동 결과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도 발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명운동은 시위를 금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의 철권통치 속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강제 진압하면서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은 1990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넘겨주지 않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지도자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수치 여사는 11년을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C) 등 서방세계는 인권유린과 수치 여사에  대한  가택연금에 항의하며 수년째 미야마 정권에 대해 경제봉쇄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에서 미국과 유럽 회사들이 강제 철수당한 뒤 투자 공백을 아시아 지역 회사들이 채우면서 이같은 경제제재 조치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단체인 '쉐 가스 무브먼트'는 주로 중국과 인도 등지에서 지급하는 가스 판매 로열티와 세금이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미얀마  군사정권의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외국계 회사는 군사정권과 거래를 끊고 미얀마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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