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골라ㆍ상투메프린시페ㆍ적도기니 유력

지난 26일 이원걸 산업자원부 차관이 라오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의 가방엔 계약서와 도장이 들어 있었다. 27~28일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3 에너지장관회의'에 참석한 후, 31일부터 8월6일까지 아프리카 석유광구를 사냥하기 위해서다.

에너지자원 외교를 위해 민관합동 '아프리카 5개국 자원협력 사절단'을 이끌고 있는 이 차관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단순히 "정부간 '자원협력약정'을 체결하고 석유ㆍ가스전 참여문제 등을 폭 넓게 협의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하지만 이 차관의 목표는 석유 광구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흔적이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산자부 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준비해온 이번 순방은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형식적인 것이 아니다"며 "현재 관심을 두고 있는 석유 광구는 적도기니, 앙골라, 상투메프린시페에 몇 군데에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같은 우리의 관심과 의사를 이미 상대국에 전달했기 때문에 석유광구 확보를 위한 우리의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덧붙였다. 이 말대로라면 조만간 '아프리카 석유광구 확보'라는 낭보를 접할 수도 있다.

 

이 차관은 3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시작으로 앙골라, 나이지리아, 상투메프린시페, 적도기니 등을 방문한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에선 장관을 면담하지만 석유광구 확보를 위해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적도기니와 상투메프린시페에선 대통령을 만난다. 그만큼 사안이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또 앙골라에선 석유부장관과 국영석유회사인 소난골(Sonangol)사 회장을 면담한다. 앙골라는 2004년 이후 연평균 18%의 경이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는 아프리카의 신(新)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어 향후 우리나라의 자원ㆍ경제의 주요한 파트너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또 서아프리카는 최근 전 세계 유전 발견 소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규 유전지대로 각광받고 있는 곳으로 상투메프린시페와 적도기니는 신규 유전개발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외교접촉은 있었으나 산업적 접촉은 처음인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협상이 쉽지는 않을 듯하다. 그동안 양국 실무자간 연락이 두절되어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으며 석유광구 가격에도 큰 차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또 사전작업을 잘 마치고 계약서에 도장찍기 직전까지도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상대국 해당 장관이 합의해도 다른 부서가 이런저런 이유로 제동을 거는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차관 일행은 이런 변수에 대한 대안도 갖고 있는 만큼 석유광구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 관계자는 "예정한 곳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협상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말해 석유광구 확보를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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