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ㆍEU "국제적 룰 무시" 비판

중국이 아프리카 에너지자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세계은행측은 중국이 자원 확보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은행자금 대출을 하면서 인권이나 환경관련 윤리강령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유럽측도 같은 맥락에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프랑스 최대 경제지 겸 FT  자매지인 '레제코'와의 회견에서 중국의 주요 은행들이 사회.환경적 기준들을 총족하는 조건에서 대출을 하도록 한 이른바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리강령격인 '적도원칙'은 세계은행 산하기구로 민간부문을 맡고 있는 '국제금융협력기구(IFC)' 후원으로 은행들이 2003년 6월 자발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지금까지 전세계 민영은행의 80% 가량이 채택했다.

   
울포위츠 총재는 아프리카 개도국에 대출해주는 중국 은행들이 "이런 종류의 활동에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지만 그들은 모부투 (세세 세코) 자이레 (전) 대통령에게 프랑스와 미국이 한 것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부투는 1960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쿠데타로 옛 자이레(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집권한 뒤 세계은행을 비롯한 국제 금융기관과 서방 은행으로부터 과도한 대출을 받는 바람에 국가경제를 파탄시킨 인물이다.

   
울포위츠 총재는 세계은행이 이 문제에 관해 중국측과 "매우 직접적인 대화"를 했으나, 공식 회담은 없었음을 시사하면서 조만간 중국측과 의견  수렴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도 24일 발표할 보고서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 등 개도국들을  상대로 진행되고 있는 중국의 에너지 확보정책에 대한 수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신문은 보도했다.

   
오는 12월 EU 외무장관 회담에 상정돼 승인될 이 보고서는 중국이 EU측과  정상회담을 통해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 확보와 관련해 정기적인 전문가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점을 부각시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EU 외교관 중 상당수는 다른 국가들이 개도국 개발과 관련한  '국제적  규칙'을 준수하느라 대(對) 아프리카 국가 지원을 유보하고 있음에도 중국은 이를 무시한 채 아프리카에 뛰어들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신문은 밝혔다.

   
하이데마리 비초렉-초일 독일 개발원조부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독일이  내년에 선진8개국(G8)과 EU 의장국이 되면 "중국을 분명히 비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서방측으로부터 부채탕감을 못받은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중국 자금을 대출받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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