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관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 주무관

[이투뉴스/ 허관] 지난해 11월 29일부터 12월 10일까지 12일 동안 멕시코 칸쿤에서 194개국이 참여한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현재 유엔가입국 192개국보다 더 많은 나라에서 참여한 대형 국제회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만의 환경부장관이 수석대표로 참석했으며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2℃ 이하로 유지한다는 목표를 토대로 이를 실천하기 위한 여러 국제적 합의를 도출해 냈다.

이 중 주목해야할 내용은 개발도상국의 산림보호와 청정 에너지개발 기술이전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달러(114조) 녹색기후기금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기금을 3년만 모아도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인 우리나라 올해 예산 309조원보다 많다.

지구촌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LG경제연구소는 탄소배출권거래제 활성화 등으로 인해 2020년 글로벌 탄소시장 규모 1500조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을 인류라고 보거나 자연현상의 일부분으로 지구시스템의 장주기에서 온난화로 접어들었을 뿐이라는 논쟁은 이제 뒷전으로 밀려났다. 과학적 진실을 떠나 대세는 이미 인류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현 인류 문명의 산물인 이산화탄소를 주범으로 결정하고 이의 배출억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당연히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국가 간 월경을 비롯해 정확한 발생원과 글로벌 이동경로를 감시하는 기술이 국가 기후정책의 근간은 물론, 미래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문제로 대두되었다.

현재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주목받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하여 온실가스의 신뢰성 있는 관측은 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 지구대기감시(GAW. Global Atmosphere Watch)관측소에서 실시한다. 현재 전 세계 400여 개의 관측소가 있으며 우리나라도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센터를 중심으로 이산화탄소 등 기후변화 원인물질 감시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GAW관측소는 그 지점의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감시하고 있을 뿐 이동경로나 발생원을 역 추적할 수 없다. 이산화탄소(온실가스 중 온난화 기여도가 86%)는 무색(無色)·무취(無臭)·무촉(無觸)의 성질을 가지며, 대기 중 극미량의 농도로 국경을 초월하여 떠다니고 있다.

앞으로 닥쳐올 지구촌 온실가스 감축정책과 1500조원 탄소시장 대비하여 온실가스 감시 업무를 소홀히 한다면 '미래형 봉이 김선달'에게 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이와 같은 인류대세를 간파하고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탄소추적시스템을 앞 다투어 개발 운영하고 있다. 탄소추적시스템이란 이산화탄소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방출 또는 흡수 되는지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운영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산화탄소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국제 기후협상은 물론 미래 황금시장인 글로벌 탄소시장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탄소추적시스템 기술은 걸음마 단계다.

우리나라 향후 60년을 이끌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튼튼히 뿌리를 내려 국가의 활발한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주목받는 한반도 또는 글로벌 이산화탄소 현황을 정확하면서도 빈틈없이 감시할 수 있는 '선진 탄소추적시스템'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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