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리포트 시리즈 14번째

 

[이투뉴스] 주택, 아파트, 병원, 교회, 공장, 쇼핑몰, 미술관, 박물관, 운동 경기장, 빌딩…. 주위를 둘러보면 참 많은 건물들이 있다.

 

건축가들은 바로 이러한 건축물들을 디자인하고 만든다. 그 과정은 이러하다. 일단 수의계약이나 현상공모, 턴키(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진행하는 입찰 프로젝트) 등을 통해 건축 수주를 딴다.

그런 다음 토목, 건축, 구조, 기계, 전기, 정화조, 조경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설계를 하고 시공을 하고 완공하기까지 지난한 과정을 거친다.

그사이 건축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조화롭게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하며 건축 허가 관련 관청 업무를 비롯해 다양한 일을 해야 한다. 야근을 밥 먹듯 해도 늘 시간에 쫓긴다.

놀라운 것은 그럼에도 건축 일을 하는 것을 후회하는 건축가가 한 사람도 없다는 거다. 이에 대해 한옥의 혼을 이어 가고 있는 김용미 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건축을 전공해서 가장 좋은 점은 '정말 보람 있는 직업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성균관대 건축학과 5학년을 가르치고 있는데 이 학생들에게 '화장실 하나만 제대로 설계해도 건물 청소부 아줌마의 삶에 행복과 편안함을 더해 줄 수 있다. 여러분들은 행복을 선물할 수 있는 직업을 선택했다'라고 말해 주곤 한다"고 설명한다.

또 "건축가가 되려면 심지가 굳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꿈을 가지고 그 꿈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서 그렇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행복해질까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바로 건축가다"라고 덧붙인다.

화장실 하나만 제대로 설계해도 사람들의 삶에 행복과 편안함을 더해 줄 수 있다니 건축가의 일이란 놀라울 뿐이다.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에는 다양한 건축가들의 일화가 소개된다. 책은 세계 최초로 목욕탕을 넣은 면사무소를 건축한 故정기용 건축가의 이야기도 다룬다. 그는 면사무소 건축을 맡게 됐을 때 "면사무소는 뭐 하러 짓나. 목욕탕이나 지어 줘!"라는 무주 안성면 주민들의 말을 예사로 넘겨듣지 않고 목욕탕 공간을 넣은 면사무소를 건축했다.
 
반면 지난해 '호화 청사'란 별칭을 달고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성남시청 청사 건물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댄다. 책은 "청사를 지은 건축가에게 잘못을 물을 수는 없다"며 "다만 건축이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건축가라고 말한다.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는 '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의 14번째 권으로 17명의 건축가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오늘의 건축가 생활 보고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주택이나 공공건물, 상업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들은 물론이고 건물의 안전성을 책임지는 구조 설계, 건설사업의 전 과정을 관리해 주는 건축 CM, 도시 설계, 조경 등 다양한 건축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여해 자신의 일과 생활, 보람과 애환을 시종일관 흥미진진하면서도 진지하게 전하고 있다.

또 이 책에는 한국 현대건축 1세대 김수근의 건축사무소 '공간'을 잇고 있는 이상림, 제1호 '기적의 도서관'인 순천어린이도서관을 지은 정기용,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말레이시아의 KLCC 쌍둥이 빌딩 1개 동을 일본보다 먼저 완공한 김종훈 등 우리 세대 뛰어난 건축가들의 활약상과 그 현장에 대한 기록도 담겨 있다.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는 이상림 공간그룹 대표 , 나승문 간삼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 이세나 그림건축사사무소, 정기용 전 기용건축 대표 등 다수의 건축가들이 참여해 공동집필했다.

<건축가가 말하는 건축가>는 모두 222쪽이며, 가격은 9500원이다.

이준형 기자 jjoon121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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