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세인인포테크 녹색경영사업본부장

[이투뉴스/황상규] 환경부, 농림수산식품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는 지난 3월 16일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 운영지침'을 확정·고시했다. 이 내용에 의하면 전국 468개 기업 및 사업장은 오는 5월 말까지 명세서를 작성, 검증을 받은 뒤 정부에 제출해야 한다.

관리업체 관련 정보, 사업장별 배출시설 및 배출량 현황, 생산품 및 공정별 원단위 등 온실가스와 에너지 관련 자료와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고하도록 돼 있다. 현재 검증심사원 확보, 검증기관 지정 등 추진 일정에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5월 말이라는 법적 시한을 맞추기 위해 지금 주요 기업들은 매주 분주하다.

그러나 목표관리제를 보면서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 있다는 느낌은 쉬 가시지 않는다. 국가적으로 많은 인력과 비용을 들여 진행되는데 그만큼 효과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시행 초기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또 가야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게 당연하다.

목표관리제 또한 현재 가장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애초에 목적한 바를 제대로 이루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제도가 잘못된 방향으로 설정돼 있다면 사회 전체가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완벽한 상태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Continual Improvement)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

목표관리제, 시스템으로 연결돼야

현재 시행 중인 목표관리제의 핵심은 각 기업별로 5월말까지 온실가스 에너지 관련 명세서를 작성하는 것과 12월까지 이행계획서를 작성, 제출하는 것이다. 현재 발표된 명세서 내용을 보면- 일본 사례를 그대로 옮겨왔다는 주장도 있지만- 우리나라 상황에서 볼 때도 의미 있고 아주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이 온실가스 에너지 문제에 적응하기도 전에 법적 의무사항이 돼 많은 기업들이 부담을 느끼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우리나라가 비의무 감축국으로서 세계 최초로 목표관리제를 시행하는 것은 일면 훌륭한 일이나 더욱 중요한 것은 매년 시험 치르듯이 명세서와 이행계획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것보다는 각 조직(기업)의 수준과 상황에 맞게 온실가스 에너지를 관리하고 경영하며 이를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에너지경영시스템(ISO50001)에 주목해야

현재의 목표관리제에는 경영시스템(Management System)이 빠져 있는데 이는 앞으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 경영시스템(MS) 일반의 접근 방식은 보통, Plan(계획)-Do(실행)-Check(점검)-Act(개선) 단계를 통해 지속적인 개선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와 가장 연관성이 많은 경영시스템은 환경경영시스템(ISO140001)과 에너지경영시스템(ISO50001)을 들 수 있다.

최근 ISO는 에너지경영시스템을 'ISO50001'로 명명하고, 지난 3월 28일 FDIS(최종 국제 표준 초안) 버전을 발표했고, 오는 5월 28일까지 국가별 최종 투표를 거쳐 국제표준(IS)를 발간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ISO5001을 활용하면 목표관리제에 어떤 이점을 기대할 수 있을까.

첫째, ISO50001에는 목표관리제에는 없는 경영시스템(MS)이 있어서 온실가스와 에너지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ISO50001은 도입 부분에 경영자 책임과 전사적인 에너지방침을 설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담당 부서장이 알아서 하는 목표관리제가 아니고, 최고경영자가 책임을 지면서 일상적인 경영 과정 속에서 온실가스와 에너지를 관리하고 경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둘째, Plan(계획) 단계에서 법규 준수, 에너지 검토, 베이스라인, KPI, 목표, 세부목표, 실천계획 등을 설정하도록 한다. 특히 에너지 검토에서는 에너지의 이용과 소비 측면을 분석하고, 이에 기반하여 주요한 에너지 사용을 식별하고, 에너지 성과를 개선하기 위한 기회와 우선순위를 규명하도록 한다.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은 그 기업의 수준에 맞게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할 수 있다.

셋째, Do(실행 및 운영) 단계에서는 각 업무 담당자들의 자격 요건과 역량, 훈련, 내부 외부 커뮤니케이션, 문서관리, 저에너지 설계, 저에너지 구매 및 조달 측면에서의 관리 포인트 등을 제시하고 있다.

넷째는 Check(모니터링 및 점검) 단계이며, 마지막으로 경영자가 정기적으로 경영 검토(Management Review)를 통해 에너지경영을 완성하도록 구성돼 있다. 이 검토 결과는 다시 방침과 계획 단계로 환류(Feedback)하도록 시스템이 구성돼 있어서 목표관리제를 경영시스템으로 구현할 수 있다.

목표관리제, 이제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국제규격은 일반적으로 WD-CD-DIS-FDIS-IS 순서로 제정 절차를 밟게 되는데, ISO 50001은 2010년 5월 최종 투표 이후 국제표준으로 발행된다. 기후변화의 시대에 우리나라는 세계적 흐름에 한발 앞서 목표관리제를 도입했다.

향후 이 목표관리제의 성공 여부는 각 기업 내에서 어느 정도 경영시스템으로 안정화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다. 이런 면에서 ISO50001(에너지경영시스템)은 하나의 훌륭한 경영시스템 방법론이 될 수 있으며 각 기업의 수준에 맞게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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