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해진 서방 "국제적 합의 무시ㆍ신제국주의" 비난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급증하는 것에 서방이 우려하는 가운데 중국이 내달 중국 땅에서 최대 규모의 아프리카 국가 정상회의를 개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대(對) 아프리카 에너지 외교의 절정이 될 수 있는 내달 정상회의에는 아프리카 48개국 정상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국은 이집트와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중국ㆍ아프리카 협력포럼’ 형식으로 정상회의를 개최하지만 이번 회의가 그동안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추진해온 에너지 외교의 일환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관계 증진을 통해 고속 경제성장으로 급속히 수요가 늘고 있는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아프리카라는 거대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중국은 이를 위해 이번 회의 기간에 아프리카 국가들에 상당한 선물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 아프리카 자원외교 결실 거두나
중국은 미국 등 서방의 견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아프리카 대륙에서 에너지원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미국 상원의원으로 민주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간주되는 배럭 오바마 의원은 최근 아프리카를 둘러보고 돌아온뒤 “아프리카에서 중국은 눈에 잘 띄는데 미국은 보이지 않는다”며 미국 정부에 적극적인 아프리카 정책을 주문할 정도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최근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상업적 이권 확보에 혈안이 돼있으며 자원을 싹쓸이하려 한다”며 우려섞인 시각을 나타냈다. 서방언론은 중국의 아프리카 경영이 신식민지 개척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섬유, 에너지 등 산업지원을 위한 원조와 차관 제공, 빈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제공과 의료진 파견 등 다양한 아프리카 지원정책을 펴왔다.
스포츠 교류도 자원외교의 가교놓기에 한 몫했다. 중국은 현재 아프리카 12개국 13개 종목에 38명의 중국 코치를 파견하고 있으며 특히 탁구는 이집트, 나이지리아, 가나 등에서 빛을 보고 있다.
세네갈, 카메룬,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축구 강국들은 중국의 축구팀에 11명의 선수를 파견해놓고 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공을 들인 성과로 양측 교역규모는 지난해 398억달러로 전년대비 39.1%가 늘었다. 이는 지난 2001년에 비해 4배로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이들 아프리카 국가의 마음을 붙잡아둘 수 있는 푸짐한 선물보따리를 준비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수입을 늘리기 위해 관세면제 품목을 대거 확대할 계획이며, 의료와 농업 등 다방면에서 기술지원을 포함한 원조도 확대할 계획이다.

부채탕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의 서아시아.북아프리카 담당 사장(司長)인 자이쥔은 정확한 부채규모에 대해 공개를 거부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부채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세계에 지고 있는 2840억달러의 부채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서방 “중국이 국제 룰을 어기고 있다” 비난
중국이 아프리카 에너지자원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고조되고 있다. 서방 채권국가 모임인 파리클럽은 지난해 아프리카에 대해 500억달러의 부채를 탕감해줬다.
서방은 중국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돈을 제대로 쓸줄 모르는 부패한 국가에 다시 돈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서방은 그런 차관제공이 아프리카를 디폴트 상태로 가져가 부채탕감을 다시 받아야하는 악순환에 밀어넣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서방은 차관제공을 금융ㆍ사회 개혁정책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세계은행측은 중국이 자원 확보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에 대출을 하면서 인권이나 환경관련 윤리강령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중국의 주요 은행들이 사회ㆍ환경적 기준들을 총족하는 조건에서 대출을 하도록 한 이른바 ‘적도원칙(Equator Principles)’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연합(EU)도 이런 비난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EU는 중국이 EU측과 정상회담을 통해 아프리카 에너지 자원 확보와 관련해 정기적인 전문가 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점을 부각시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다른 국가들이 개도국 개발과 관련한 ‘국제적 규칙’을 준수하느라 대(對) 아프리카 국가 지원을 유보하고 있음에도 중국은 이를 무시한 채 아프리카에 뛰어들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국은 하지만 이런 비난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하고 있는 제재 위주의 일방주의가 과연 아프리카 국가들에 유용한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