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및 중국 공세 영향…자주개발목표 수정 필요할 듯

일본의 에너지 확보 전략에 적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러시아와 이란 등에서 추진해 왔던 유전개발 및 가스 수입계약이 연이어 취소됐기 때문이다.

 

사할린 북동해안의 석유·천연가스개발사업인 '사할린1'의 사업주체인 미국 석유메이저 엑손모빌은 23일 천연가스 대부분의 공급계약을 당초 계획했던 일본에서 중국으로 바꿔버렸다. 이는 지난 9월 러시아 정부가 로열더치셸이 주도하고 일본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사할린-2공구 가스전 개발 사업에 대해 환경 승인을 철회하며 사업을 중단시킨 데 이은 것이다.

 

또 이달 초 이란은 일본 인펙스사가 운영권자인 아자데간 지역 유전의 인텍스사 지분을 대폭삭감키로 해 원유 공동 개발이 취소됐다.

일본은 아자데간 지역이 개발되면 일본 원유소비량의 6% 가량을 충당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또 사할린-2공구가 개발되면 일본 전체 천연가스 수요의 20%인 연간 1000만톤을 수입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사할린1에서 산출된 천연가스 가운데 러시아 지분을 뺀 연간 산출량 약 600만톤까지 합하면 단 두달사이에 연간 약 1600만톤의 천연가스가 날아간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이 지난 5월 야심차게 발표했던 2030년 자주개발율 목표 40%와 에너지 수급계획은 반년도 안돼 전면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다. 일본의 에너지 수급계획은 일본 기업의 해외유정 개발을 통해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인펙스와 미쓰비시 등 자국 기업의 에너지 탐사 및 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일본의 잇따른 실패는 최근 몇년간 지속된 고유가와 중국과의 에너지 확보전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유가가 상승해 산유국들이 에너지 수입국들과의 계약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가려 한다"며 "중국마저 에너지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일본의 해외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석유업계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일본 석유업계에서는 아자데간 유전 개발 성공을 위해 일본 기업의 기술력 확보 및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이란은 일본으로부터 회수한 아자데간 유전 지분을 외국기업에 지분 양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이 지분에 대한 중국 및 러시아 기업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과 일본의 에너지 확보 전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아마리 아키라 경산상은 잇따른 해외 유전 참여 취소에 대해 "자주개발율 목표 40% 달성은 장기목표인 관계로 목표 달성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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