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이어 전기·LPG·철강재 줄줄이 대기

[이투뉴스] 한국은행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면서 하반기 각 품목의 가격인상이 줄줄이 예고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너지분야의 경우도 이달 들어 이미 시행된 LNG도매요금 상승에 따른 도시가스요금 인상에 이어 하반기에는 원료비연동제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상반기 내내 억제되어 온 LPG가격, 철강재 등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제품 인상 등이 기다리고 있다.

◇공급비용 산정 따른 도시가스요금

이달부터 LNG도입단가 상승분 등을 반영해 도시가스 요금이 평균 4.8% 인상됐다. 용도별로 주택용 4.9%, 업무ㆍ난방용 2.1%, 일반용 4.5%, 산업용 7.1% 등이다. 지난해 9월 원료비연동제를 다시 시행한다고 발표한 이후 11월에 평균 4.9% 내렸다가 올해 들어 1월에 다시 4.9% 올린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인상이 이뤄졌다.

당초 소비자요금 기준으로 7.8%의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가스공사의 자구노력 등을 통해 인상률을 5.8%로 낮춰 이 가운데 우선 4.8%만 반영하고, 추후에 나머지 인상요인을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하반기에 이미 결정지어진 또 다른 인상조치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이와는 별도로 하반기에는 도시가스요금이 조정된다. 각 지자체별로 연구용역을 통해 지난해 도시가스사의 공급비용을 산정해 이를 7월부터 요금에 반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자체들이 공급비용 인하나 동결방침을 내세우고 있으나 각각 상황이 다른데다 가스레인지 철거비 폐지에 따른 요금조정 요인 등 반영할 변수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지역별로 인상도 점쳐지고 있다.

◇원료비 연동제 따른 전기요금

오는 7월부터 전기요금 원료비 연동제가 시행될 예정임에 따라 하반기에는 전기요금 인상의 수순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현행 전기요금이 용도에 상관없이 원료비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그 폭만 정해져 있지 않을 뿐 요금인상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주택용보다는 원가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면서도 전체 전력량의 60%를 넘는 산업용을 중심으로 인상폭을 차별화해 단계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연간 0.019% 포인트 상승하고, 산업용ㆍ일반용ㆍ주택용 전기요금이 각각 1%씩 인상되면 생산자물가는 연간 0.0274% 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상승세 지속하는 기름값

정유사들이 지난달 7일 각사별로 ℓ당 100원의 인하 방침 등을 발표하면서 그나마 보합세를 유지해오던 기름값이 한시적인 조치가 끝나면서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용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평균가격은 ℓ당 195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국내 기름값의 경우 최근의 국제정세로 한때 급락세를 보여 중장기적으로 하락세가 점쳐지고도 있으나 국내 유가에 영향을 주는 국제 석유제품가격이 5월 초까지 상승국면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휘발유 가격인상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계점 다다른 LPG가격

올 들어 내내 인상요인에도 불구 서민층 물가안정 차원에서 동결됐던 LPG가격도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국내에 LPG를 도입하는 수입사들의 경영이 악화일로로 올 들어 4개월 동안의 손실액이 이미 한해 당기순이익 규모를 넘나들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비수기임에도 불구 오히려 국제유가의 상승에 따라 LPG수입가격은 급등세를 보여 정부와 수입사를 모두 당혹케 하고 있다. 비수기에 들어서면 그동안의 상승요인을 분산반영해 그나마 손실폭을 줄이겠다는 전략이 물거품이 되게 된 셈이다. 이달 프로판과 부탄의 CP는 전달보다 각각 톤당 70달러, 105달러 오른 945달러, 995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LPG가격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자재가 상승 따른 제품가격

금속, 비철금속 등 대부분 원자재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지난해 여름 이후 억제되어 온 철강제품 가격이 지난달 20일 톤당 16만원씩 오르면서 그 파장은 거의 모든 산업계에 미치고 있다. 열연, 냉연, 후판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이 인상된 상태에서 상승요인의 자체흡수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품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전망이다. LG전자 등 주요 전자업체들은 원자재가격 상승분이 당장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원가 압박이 계속될 경우 이를 반영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대하이스코나 세아제강 등 원관 생산업체들도 각 수요처에 15~20%의 가격인상을 통보하면서 이를 소재로 하는 제조업체들의 고심도 커졌다. 지역난방에 사용되는 이중보온관이나 도시가스용으로 쓰이는 PLP코팅관 등의 업체들은 이를 반영, 대리점이나 거래처에 가격인상폭을 결정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PLP코팅관을 제조하는 한 업체의 임원은 “원관의 인상폭만큼인 15% 정도만 반영, 이달 1일부터 거래처 등에 통보해 시행하고 있다”며 “다른 제반 인상요인이 있으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하반기에는 고민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철판은 물론 구리, 알루미늄 등 다양한 원자재를 사용하는 보일러제조사들도 비슷한 실정으로 롯데기공과 린나이코리아가 원자재가 상승분을 일부 반영해 인상을 결정했지만 아직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쎌틱은 추이를 살펴가며 인상시기를 고심하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