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들은 피부에 점이 하나만 생겨도 조직 검사를 해 달라며 피부과 의사를 다그친다. 우리가 보기에 이는 '호들갑'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점이 피부암으로 변하기도 하며, 단순히 점처럼 보이는 것이 피부암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병원이 점과 피부암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시민의 80%가 점이 암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피부암 위험이 있는 점에 대해 알아본다.

 

'아기의 큰 점, 피부암 전이 위험 커'

 

갓 태어난 아기는 거의 점이 없다. 그런데 색소성 모반이라는 큰 점을 타고 나는 아기들이 있다. 신생아 전체의 1% 정도다. 이 점은 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있다. 점의 크기가 클수록 피부암으로 변이될 확률이 커진다.

 

점의 지름이 20cm 이상이면 특히 위험하다. 서양 통계에 따르면 큰 점을 가진 신생아의 5%가 훗날 흑색종 피부암으로 발전되는데, 이들의 약 80%가 7세 전에 점이 피부암으로 전이된다. 따라서 이렇게 큰 점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은 점의 변화 상태를 잘 알아 암으로의 전이 위험을 조기에 포착해야 한다.

 

점의 색깔이 더 검게 변한다거나, 더 커진다거나, 또는 색깔의 경계가 불규칙해지는 것 등이 신호다. 모양의 변화 외에도 가려움증이나 통증, 출혈 등이 있을 수 있다. 큰 점은 물론이고, 작은 점들에서도 이런 변화가 있다면 즉시 피부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런 위험 때문에 서양에서는 선천적으로 점이 매우 큰 경우, 암으로 변할 위험성을 생각해 되도록 빨리 점을 제거 한다. 이런 선천성 점은 뿌리의 모든 신경세포까지 완전히 제거하게 된다.

 

'접촉 잦은 부위의 점, 위험'

 

갈색 반점, 돌출된 점, 희미한 점, 까만 점, 털이 난 점 등 점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이 모든 점들은 세포가 어떤 이상반응을 일으켜 나타나는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그 생성 원인이 비밀에 싸여 있다. 어떤 점이, 어떻게 암으로 변하는 지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서양에서 점의 5-35% 정도가 흑색종 피부암으로 발전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점이 암으로 변화되는 순간을 조기 발견하거나 알아채기는 힘들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피부 접촉이 잦은 부위의 점들은 암으로 변할 확률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손가락, 발가락 및 발바닥, 발목 등 마찰이나 자극이 잦은 부위의 점은 특히 주의 깊게 변화를 살펴야 한다. 조그만 점이라 해도 점이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는 것이 신호다. 특별한 이유 없이 점 주위의 피부색이 변하거나, 가렵거나 아프면서 장기간 염증이 생겨 잘 낫지 않을 때도 의심해 본다.  


흔히 점은 미용적 목적에서 제거를 한다. 레이저기술의 발달로 점 제거시 흉터 발생 위험이나 출혈 등 부작용이 거의 없어 거의 대부분의 병원에서 시술이 되고 있다. 작은 점들은 어비움 야그 레이저나 이산화탄소 레이저로, 주근깨나 오타씨 모반, 청색 점들도 큐스위치 앤디야그 레이저 등으로 치료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암이 될 수 있는 점들의 경우에는 외려 레이저 제거가 좋지 않다. 점이 사라져 피부는 깨끗해 보일지 모르지만 피부암으로 변화단계에 있던 점의 경우에는 속으로 암 세포가 더 퍼지는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점을 제거할 목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에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점의 상태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피부암의 위험이 없는지 충분히 상담한 다음 제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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